척추관협착증에 쓰이는 천수근 기전 규명해
세포 및 동물 실험 거쳐 SCI(E)급 저널 게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홍선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쥐의 척추관에 생체 실리콘을 삽입한 척추관협착증 동물 모델을 제작해 실험을 진행했다.자생한방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자생한방병원은 17일 척추관절연구소 홍진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천수근'의 세포 보호 및 운동능력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척추관협착증 치료의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천수근은 외형 때문에 '악마의발톱'으로 불리는 한약재로 염증 및 통증 억제 효과가 뛰어나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척추질환 치료에 활용된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척추 퇴행으로 인해 주변 인대가 비대해지면서 염증이 생기고 척추 중앙의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을 말한다.
자생 연구팀은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천수근의 과학적 기전과 치료 효과를 밝히기 위해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에 착수 이를 규명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SCI(E)급 저널인 ‘Oxidative Medicine and Cellular Longevity (IF=7.310)’ 9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쥐의 척수세포를 분리 배양해 세포실험을 진행했다. 이어 황산철(FeSO₄)을 이용해 척수 세포에 철 축적과 세포 사멸을 유발했다. 여기에 3가지 농도(50, 100, 200 µg/mL)의 천수근을 처리한 뒤 철 축적 억제 및 세포 보호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철 축적이 억제되면서 사멸되거나 신경돌기가 끊어졌던 세포들이 천수근의 농도에 비례해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천수근이 세포 내 항산화 반응을 조절하는 Nrf2 대사를 활성화해 신경돌기의 회복을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형광 염색된 세포를 공초점 현미경으로 세포 내부까지 관찰한 결과 철에 의해 감소했던 Nrf2는 천수근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수근의 척추관협착증 치료 효과와 기전을 입증하는 동물실험도 진행됐다. 연구팀은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에서 제작해 특허 등록한 척추관협착증 동물 모델을 이번 연구에 적용했다.
기존 척추관협착증 동물실험 모델의 경우 중증도가 비균일하거나 증상이 일관되게 지속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쥐의 요추 5번(L5)을 제거한 후 생체 실리콘을 삽입해 인위적으로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했다. 그 뒤 실리콘 경도에 따라 신경 손상 정도와 중증도를 제어하며 척수조직의 염증 정도를 살펴봤다.
실험 결과, 실리콘 이식 부위에 집중됐던 염증성 대식세포가 천수근 투여 후 농도 의존적으로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대식세포의 감소가 신경 및 조직 손상에 의한 염증 반응 억제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천수근의 운동능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매주 3cm 간격의 사다리를 걷게 하는 검사를 실시해 발 빠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천수근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발 빠짐의 비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홍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청파전H와 신바로3 약침의 주요 약재인 천수근의 척추관협착증 치료 기전을 밝힌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척추관협착증뿐만 아니라 각종 척추질환에도 천수근을 활용한 한의 치료법이 유효한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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