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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1%대...국내 연구소도 우울한 전망

고물가·고금리 지속...환율은 하반기 1300원대로 안정세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1%대...국내 연구소도 우울한 전망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일 발표한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23년 국내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파급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성장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내놓은 이후 국내 연구기관 중에 1%대 전망은 처음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6%로 추정하면서 2023년에는 1.8%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 경기가 얼어붙는 데다 민간 소비마저 고물가·고금리로 제약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고금리로 인해 가계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서 민간소비가 제약될 것으로 봤다. 또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증가율도 낮아질 걸로 전망됐다.

수출(통관 기준) 역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올해 8.5% → 내년 -0.6%)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3년에는 금융 혼란 가중과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1%대 전망이 나온 곳은 국내 기관으론 처음이다. 지난 9월말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2%로 예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23년 및 중기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성장률을 2.1%로 잡았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각각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 2.2%로 전망했다.
고물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봤다. 정 연구위원은 "물가상승률이 올해 5.3%에서 내년 3.5%로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고물가와 성장 부진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최종 기준금리 3.75% 예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내외 추가 금리인상이 상반기에 종료되고 세계 경기가 하강 국면을 나타내면서 시중금리는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에 진정 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제 아래서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내년 상반기 1400원에서 하반기 1340원으로 내려갈 것"이라며 "국내 수출 위축 및 서비스 적자 확대, 대외 불확실성 심화 등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 위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가격 내림세는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서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 여건 악화 속에 과거와 달리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동조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