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 50대 전업 주부 김모씨는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식구가 적어 시판 김치를 사먹는게 나을지, 아니면 직접 김장을 하는 것이 나을지, 또 직접 김치를 담근다면 김장 시기를 언제쯤 할지 고민이다. 김씨는 "마트를 둘러보는데 배춧값이 얼마 전 보다는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평년과 비교해 여전히 비싸다"며 "함께 들어가는 무, 마늘 등도 가격이 많이 올라 언제쯤 하면 좋을지 가격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마트에서 배추를 고르고 있는 시민. /연합뉴스
한해 먹을 김치를 마련하기 위한 김장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포기에 1만원을 웃돌던 배추가격이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평년 보다는 비싸 대량으로 구매해야 하는 김장을 위해서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배추 뿐만 아니라 함께 들어가는 재료들까지 가격이 고공행진 중으로, 선뜻 김장에 나서기 보다는 가격 추세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배추 한포기 5898원…1년 전보다 44% 비싸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소매가격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배추 한포기 평균 가격은 5898원이다. 1개월 전(9665원)에 비해서는 큰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평년(4700원)이나, 1년전(4097원) 대비 각각 25.5%, 44% 비싸다.
무 소매가격(1개)도 평균 3634원으로, 1년 전(1730원) 대비 두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깐마늘(1kg)과 양파(1kg)도 각각 1만3469원, 2645원으로 1년전 대비 10.7%, 24.9% 올랐다. 배추를 절일 때 쓰는 굵은소금(5kg)도 평균 소배가가 1만1208원으로, 1년전(9926원) 보다 12.9% 상승했다.
김장재료 소매가격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무·마늘·양파값도 올라 주부들 한숨만
올해 배추 가격이 오른데는 지난 8월 집중호우와 추석 전 태풍, 추석 이후 적은 강수량 등으로 전국적으로 배추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매가 뿐만 아니라 도매가격도 이달까지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이달 초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표한 '농업관측 엽근채소 10월호'에 따르면 이달 배추 출하량은 평년보다 줄어 10㎏ 기준 도매가격은 9000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년동기 도매가격 5821원보다 54.6% 높고, 평년 가격(7159원) 대비 25.7% 오른 가격이다.
정부는 이달 가을배추 수확이 시작돼 다음달 본격적으로 공급이 이뤄지면 배추, 김치 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을배추 생산량 전망치는 129만t으로, 지난해보다 1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장 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산 완제품 김치 수요는 더욱 늘어났다. 올들어 9월까지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16만4420t으로, 전년 동기(15만8421t) 대비 3.8% 증가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