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중성 발언으로 유학생들 사이에 논란을 일으킨 A학생의 퇴학 소식을 알리는 호남대학교 국제교류처의 공고문.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광주의 한 대학교가 '혐중' 발언을 한 유학생의 퇴학 소식을 알리는 공고문에 "한국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표현을 써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측은 "문제 학생에 대한 유학생들의 원성이 자자해 이를 누그러뜨리려 쓴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16일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호남대학교 국제교류처가 작성한 중국어 공고문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호남대학교는 최근 혐중 발언으로 학생들 사이에 갈등을 조장한 22학번 경영학부 중국인 유학생 A씨의 자퇴 신청을 인용했다. A씨는 학교의 인솔 하에 지난 13일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고문의 내용에 따르면 A씨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대만 국기를 올리고 기숙사에서 대만 국가를 틀어 중국 유학생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는 또 중국의 오성홍기를 찢어 신발을 닦는 등 계속해서 중국 유학생들을 도발하는 행동을 이어오며 잦은 싸움을 일으켰다. 이밖에 룸메이트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허위 신고를 하거나, 기숙사 내에서 술을 마시고 학생들과 다툼을 벌였다. 다른 유학생 3명이 A씨를 분리 조치해달라는 진정서를 학교에 제출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학생 기숙사 관리 방침을 여러 번 위반했음에도 반성이나 뉘우침이 없었다는 점도 공고내용에 포함됐다.
이에 호남대학교 국제교류처는 "유학생 관리 조례에 근거해 학교 측과 상의를 거쳐 퇴학을 결정했다"며 "다른 학생들도 이 일을 계기로 이 같은 행동을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논란이 된 것은 학교 명의로 작성된 공고문에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해왔다(韓國支持一 介中國原則)'는 문구를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문제의 퇴학처분 공고문은 누군가 익명으로 에브리타임에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공고문에는 "한국과 중국은 30년 이상 우호적인 수교를 맺어왔다.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며 "전교생이 이를 계기로 유학생 관리 조례를 엄격히 준수, 주의하기를 바란다"고 적혔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원칙으로 중국과 대만·홍콩·마카오 등은 나뉘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브리타임에 처음 게시된 '우리학교 대단하네'라는 글에는 "학교에서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해왔다'는 말을 써도 되냐"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공고문이 온라인 상에 확산되자 누리꾼들은 "이게 중국에 있는 대학교 공지가 아니라 진짜 한국 대학교 공지가 맞냐", "유학생 비중이 높은 학교라 이럴 수밖에 없나 보다" 등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논란이 커지자 호남대학교 측은 "공고문은 중국인 교수가 작성한 것"이라며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호남대학교의 총 재학생 수는 9088명으로 이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 수는 773명으로 집계됐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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