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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경찰, 심야조사 시 피의자 수면권·휴식권 보장해야"

인권위 "경찰, 심야조사 시 피의자 수면권·휴식권 보장해야"
국가인권위원회 ⓒ News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심야 시간에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수사준칙을 어긴 부당한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19일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지난해 6월 충남 소재 한 경찰서 형사과에서 자정이 넘은 시간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이후 "심야조사를 거부할 수 있다거나 다음 날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등의 어떤 안내도 받지 못해 당연히 조사를 받아야 하는 줄 알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당시 조사를 담당한 경찰관 B씨는 인권위에 "A씨의 배우자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신속히 조사할 필요가 있었고, A씨의 주거지가 관할구역 외 타 지역이라 추후 출석 일정을 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부득이하게 심야조사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경찰이 조사한 A씨 사건이 수사준칙(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인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서 정한 심야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수사준칙은 심야와 새벽에 해당하는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피의자나 사건관계인 조사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피의자를 체포한 후 48시간 이내 구속영장 청구·신청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경우 예외적으로 가능하게 돼 있다.

인권위는 "A씨의 경우는 '구속영장 청구의 긴급성'이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경우' 등 수사준칙상 예외적인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의 이익을 고려해 빨리 석방하려는 동기에서 심야에 조사했다고 인정하더라도 A씨의 요청과 인권보호 책임자 허가 등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정당한 조사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피진정인 B씨를 포함한 형사과 소속 직원들에게 직무교육을 하라고 경찰서장에게 권고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