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차적으로 군 입대 의사를 밝힌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뉴스1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차례로 군에 입대한다. 맏형 진(본명 김석진)이 이달 말 입영연기 취소를 신청해 맨 먼저 연말 입대가 확정됐다. 정치권이 이들의 세계적 인기에 편승해 불을 지핀 병역특례 논란에 당사자들이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BTS는 데뷔 후 9년간 K팝 열풍을 주도하며 '글로벌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그래서 병역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여론도 적잖았다. 상업적 성공을 넘어 국격을 높인 공적을 감안해서다. 인기 절정기에 그룹 활동 공백을 감수한 BTS의 결단은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이행한 모범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이에 따른 손실도 만만찮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현대경제연구소 보고서를 인용, "BTS는 한국 경제에 매년 36억달러(약 5조1200억원) 이상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정인에게 병역 혜택을 부여하는 데 따른 논란은 징병제 국가의 숙명이다. 영국은 1960년 징병제를 폐지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룹 비틀스는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예비멤버 중 존 레넌과 링고 스타가 입대를 앞두고 있었던 까닭이다. 이후 영국 왕실만 의무복무제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엘리자베스 2세의 아들 앤드루가 포클랜드전쟁에, 현 찰스 왕의 아들 해리가 아프가니스탄전에 징발됐었다.
병역특례 제도는 형평성과 공정성 차원에서 늘 민감한 이슈다. 인구 감소와 병역자원 부족으로 앞으로 제도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전성기 예체능 스타들의 공백이 국가적 손실로 이어진다면 이 또한 문제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 테드 윌리엄스는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 때 각각 징집되고도 '마지막 4할 타자'라는 위업을 남겼지만, 희귀한 사례다. BTS 멤버들은 순차적으로 병역을 마친 후 2025년쯤 완전체로 돌아온단다. 우수인재가 군 복무기간에도 전문분야의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이스라엘의 군 복무시스템(탈피오트)을 벤치마킹할 만하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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