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왓슨은 자신의 양 옆에 과체중 승객이 탑승했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트위터 갈무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아메리칸항공을 이용한 한 여성 승객이 '뚱뚱한' 승객 2명 사이에 끼어 탔다며 자신의 SNS에 불평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항공사가 160달러(약 21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포스트 등 외신 따르면 보수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는 시드니 왓슨이라는 여성이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의 좌석 양옆에 앉은 과체중 승객 2명의 일부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고 "뉴욕에서 비행기로 3시간 거리에 있는 댈러스로 가는 중"이라고 밝힌 뒤 또 다시 글을 올려 "그저 땀 나고, 내 동의 없이 살이 닿는 등 몇 시간 동안 사적인 공간이 없는 경험을 했다"고 적었다.
당시 왓슨의 양옆에 앉은 이들은 남매였다. 이에 그는 오른쪽에 앉은 남성에게 "저기요, (왼쪽에 있는 여동생과) 같이 앉고 싶다면 자리를 바꿔줄게요"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남성이 "아니요. 괜찮아요"라고 답하자 왓슨은 속으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왓슨은 "뚱뚱한 사람들이 뚱뚱하고 싶다면 괜찮지만 (뚱뚱한) 당신의 팔이 내 몸에 밀착된 상태로 3시간 동안 갇혀 있을 때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이것은 절대 괜찮지 않다"라며 이들 때문에 팔걸이조차 내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왓슨은 "난 내 뒤에 앉은 멋진 동유럽 남자들에게 몰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며 "사진을 보면 다들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시드니 왓슨(가운데) 양옆에는 과체중 남매가 앉았다. (트위터 갈무리) /사진=뉴스1
실제로 공개한 사진에서 시드니는 자리를 침범한 양옆의 승객에게 꽉 낀 상태였다. 그는 "비만 승객이 흘린 땀이 내게 묻었고, 그들이 의자를 고쳐 앉을 때마다 머리를 맞았다. 햄 샌드위치를 오랑우탄처럼 몸을 구부린 채 먹었고, 음료수를 놓은 공간도 없었다. 몇 시간 동안 개인적인 공간이 없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그나마 모든 승무원이 내게 사과했고, 내가 부탁했으면 술을 공짜로 줬을 거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메리칸항공을 태그해 직접 자신의 고충을 알렸다.
이어 그는 "너무 화나서 말도 안 나온다. 만약 당신이 안전벨트(안전띠) 연장 장치가 필요하다면, 당신이 비행기에 타기에는 아주 뚱뚱하다는 것"이라며 "(뚱뚱한 승객들은) 비행기를 타려면 좌석 2개를 사야 하거나 비행기에 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을 본 항공사 측은 "우리는 승객이 어떤 체형이든 차별하지 않는다"면서도 "비행 중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또 "우리는 다양한 좌석 크기와 스타일을 제공해 고객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드니는 "이게 항공사의 공식 답변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보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일주일 뒤 시드니는 항공사 측으로부터 받은 메일 한 통을 공유했다.
해당 메일에는 좌석 공간을 초과한 다른 고객들 때문에 아메리칸항공의 즐거움과 편안함이 줄어든 데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측은 "좌석과 관련해 불편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당신이 만족할 만한 상황이 되지 못한 점에 대한 실망감을 이해할 수 있다"며 "우리 승무원들은 좌석 배치를 바꿀 수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 우리 승무원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시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하다. 만일 빈 좌석이 있다면 당신이 비행을 더 잘 즐기도록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항공사는 "호의의 표시로 150달러의 여행 카드를 보내드리겠다. 이는 발행일로부터 12개월간 유효하며, 원한다면 친구나 가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몇몇 누리꾼은 왓슨의 발언 일부에 대해 "어떻게 사람에게 과체중이나 비만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뚱뚱하다고 할 수 있느냐"며 표현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미안하지 않다.
내가 말한 건 전부 진심이다. 비만을 정당화하는 건 옳지 않다. 살을 빼고 삶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환영한다"며 아메리칸 항공이 제시한 150달러 보상과 관련해 "보상으로 제공한 150달러를 피트니스센터 회원권이나 퍼스널 트레이닝(PT)이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싶다"고 적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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