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아이브 장원영이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선보인 봉황 모양의 비녀를 놓고 중국 일부 네티즌들이 19일 자국 문양이라며 '문화 강탈'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출처=장원영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걸그룹 아이브 장원영이 파리에서 선보인 봉황 비녀를 두고,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 전통문화를 훔치지 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최근 패션매거진 보그 코리아 유튜브 채널에는 패션위크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장원영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장원영은 자신의 의상과 헤어 등 스타일을 직접 소개했다.
장원영은 머리에 장식한 봉황 비녀를 소개하며 "한국의 멋을 파리에 한번 보여드리고 싶어서 한국에서부터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장원영이 소개한 비녀는 은으로 제작됐으며, 봉황이 하늘로 오르는 모양으로 디자인됐다.
장원영은 이 비녀를 꽂고 자신이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명품 주얼리 브랜드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국의 비녀를 소개하는 장원영. 출처=보그코리아 캡처(뉴스1)
하지만 이 비녀를 두고 중국 네티즌들은 발끈했다. 비녀 장식인 봉황발잠이 중국 고유의 양식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18일 중국 포털 사이트 넷이즈에는 '장원영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작성된 글의 내용은 "최근 장원영은 파리에서 봉황 모양의 은색 비녀를 꽂아 주목받았다"며 "그녀가 비녀를 두고 한국의 멋이라고 큰소리쳤다"고 했비녀를 한국의 멋이라고 큰소리칠 줄은 몰랐다는 내용이다.
작성자는 봉황과 용은 중국 전통의 상징적인 문양이라면서 "한국에서도 비녀가 있지만, 봉황 문양이 들어간 비녀는 중국 고유의 양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문화 도둑질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공인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우리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배우는 것은 환영하지만, 도둑질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원영의 화교설을 마치 사실처럼 주장하면서 "장원영이 중국계라면 봉황발잠이 중국의 것임을 모를 리 없다. 그가 비녀를 한국의 것이라고 말하는 건 '수전망조'(자기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모른다)"라고도 했다.
논란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서도 불거졌다. 네티즌들은 "중국 팬이 얼마나 많은데 이들이 두렵지도 않나" "한국은 매번 중국 전통문화를 훔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국 네티즌들은 이 같은 중국의 주장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봉황에 전세 냈냐" "나중엔 십자가도 중국 거라고 할 것 같다" "코로나 빼고 다 자기네 거라고 우긴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봉황 모양의 비녀는 한국 전통 장신구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용잠(용의 형상으로 만든 비녀)과 봉잠(봉황의 형태로 만든 비녀), 떨잠(박쥐, 꽃, 나비, 새 등을 한꺼번에 표현한 비녀) 등이 있으며, 화려하면서도 정교한 것이 특징이다.
장원영의 은 비녀를 제작한 담당 업체는 "인간의 수천 가짓수의 물형 중 최고의 물형은 '봉황'이다.
예로부터 최고 여인들의 상징과 기원의 봉황문 장식도 이와같은 맥락이다"라며 "모든 기운이 비상하는 '봉황문 비녀'는 최고의 길상에 우뚝 솟은 기운이 함께하는 비녀"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속사 측은 장원영 화교 설에 대해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허위사실 유포, 악의적인 비방 등을 이유로 고소를 진행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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