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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 능선 넘은 은마아파트 재건축…남은 과제는?

기사내용 요약
은마아파트 재건축 19년 만에 본궤도…서울시 심의 통과
재초환·분양가 산정 문제…분담금 과도하면 조합 내 갈등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노선 변경·상가 재건축도 과제

7부 능선 넘은 은마아파트 재건축…남은 과제는?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지난 7일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경. 2022.09.08. gahye_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도시계획위원회 상정 5년 만이자,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설립한 지 19년 만이다.

재건축 최대 걸림돌로 꼽혔던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하면서 남은 재건축 과정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은마 재건축 추진위는 조합원의 동의를 거쳐 내년에 조합설립 인가 등 재건축 추진을 위한 과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서울시 도계위 심의를 통과로 재건축을 위한 7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실제 재건축까지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문을 수차례 두드렸지만, 정부 규제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부터 문턱이 높았다. 지난 2002년부터 안전진단에서 3번이나 떨어지고, 2010년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안전진단 통과 후에도 재건축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2017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35층으로 층고를 제한하면서 49층으로 지으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또 2006년 도입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후 서울시 정비계획 심의에서 번번이 탈락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했다. 주민들은 ‘35층 이하로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쪽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쪽으로 나눠 대립했다. 이후 주민들을 대표하는 비대위가 여러 개로 쪼개지고, 지리멸렬한 소송전이 이어지더니, 결국 지난해 9월 주민 총회에서 지도부 전체가 해임 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35층 규제를 폐지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3월 은마 재건축 추진위 집행부가 새롭게 결성되면서 재건축 사업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추진위는 35층 층고 제한이 풀리기 전 지난 2월 35층으로 조성한다는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는 지난 7일 도계위 분과위원회를 열고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계획 수립, 정비구역 지정 및 경관심의 자문 결과’를 토대로 보완사항 8개 항목을 조합 측에 통보했다. 서울시 도계위는 19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 계획과 정비구역 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하지만 재건축 과정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분양가 산정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정부가 지난달 말 재초환 부담금 개편안을 통해 부과 시점을 추진위 구성에서 조합 인가 시점으로 조정했지만, 수억원의 분담금을 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용산 ‘한강맨션’의 경우 기존 7억7000만원에서 약 7500만원 가량만 재초환 분담금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일반분양가를 마음대로 높일 수 없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분담금이 과도할 경우 조합 내에서 갈등이 언제든 비화할 수도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노선 변경 문제도 남은 과제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GTX가 아파트 단지 지하를 관통하면 지반 붕괴의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지난 7월 GTX-C 은마아파트 우회 노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현재 우회 노선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 연면적 약 6000㎡에 달하는 상가 재건축도 문제다.
상가 조합원만 398명에 이른다. 최근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다 재개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멈췄던 원인 중 하나가 상가 문제였다.

은마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서울시 도계위 심의를 통과한 만큼 앞으로 조합 설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내년에 조합설립 인가가 통과하면 최재 49층 높이로 정비계획안 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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