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사.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본사 부산 이전 강행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본사 이전이 지지부진하면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조속한 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강 회장은 2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산 이전을 위해 직접 나서서 설득하겠다고 밝히며 이전강행 의지를 강조했다.
또 강석훈 회장과 부행장들이 이달 말부터 번갈아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본사 이전 작업을 가속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강 회장은 다음주 부산국제금융센터에 있는 산업은행의 해양산업금융실을 방문하는데 이어 부행장들이 다음달까지 교대로 방문해 근무할 계획이다.
산은 회장·부행장 이달 말부터 부산 교대 근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자 새 정부 국정과제다. 이에 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부산 이전을 추진했지만 노조 등 내부 반발에 부딪힌 상황이다.
강 회장은 국감에서 "부행장을 중심으로 국회를 설득하고 있는데 적절한 시점에 제가 직접 나서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부산 이전에 임직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데 대해 "(부산 이전은) 산업은행의 새로운 역할, 즉 부·울·경과 동남권 지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취지"라며 "(직원들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건은 정부가 이전을 통해서 (산업은행이) 새로운 역할을 하라는 것"이라며 "법 개정으로 그것을 동의하든지 안하든지 하는 것은 국회의 역할이다. 우리 산업은행의 역할은 정부가 내린 임무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부 인력을 부산 지역으로 먼저 발령낸 데 대해서는 "부·울·경 지역의 영업지점을 강화하기 위해 일부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지난달 29일 최대현 수석부행장을 단장으로 한 상근 조직인 ‘(부산)이전 준비단’을 본격 가동했다. 최 부행장을 단장으로 김복규 정책기획부행장이 부단장, 김선우 종합기획부장이 총괄팀장을 맡았다. 이날 10명의 필수 인력으로 우선 출범했고, 향후 규모를 약 50명 수준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반대 강경…부울경 경제계 "빨리 오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원들이 지난 9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후문 앞에서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규탄대회를 열고 국책은행 우량자산 이관 검토 등 금융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산업은행 지방이전 추진 중단, 점포폐쇄 방관 등 사측의 금융공공성 외면 형태에 대한 적극적 감독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산업은행 노조는 여전히 본사 이전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부산이전에 속도를 내면 내홍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직원들은 100일 넘게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직원대상 이전 설명회는 두 차례나 무산됐다.
한편 산은 부산 이전이 지지부진하면서 부산, 울산, 경남 경제계가 KDB산업은행 본점의 조속한 부산 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상공회의소, 울산상공회의소, 경상남도상공회의소협의회는 16일 공동 성명을 내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단순히 금융 공기업 하나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일극화를 극복하고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업은행 본점의 조속한 부산 이전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라는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 1항의 삭제 및 개정에 여야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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