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이란제 드론 잔해 사진. AP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EU(유럽연합)이 최근 우크라이나 공습에 동원된 드론 등 무기를 지원한 이란 제재에 나섰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도 비공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이란의 무기 지원을 안건으로 제기할 계획으로 서방이 본격적인 정면대응에 나선 양상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에 따르면 체코 EU 의장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EU 대사들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이란 드론을 공급하는 업체에 대한 조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EU는 드론 배송을 담당하는 개인 3명과 기업 1명의 자산을 동결하기로 결정했고 이전 제재 목록에 이미 포함된 이란 기업 4곳에도 제재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EU 외교담당 대변인 나빌라 마스랄리는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드론이 이란산이라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란은 러시아에 어떤 무기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키이우 외에도 오데사, 미콜라이우,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 타격에 샤헤드-136을 동원했다. 지난 17~18일 사이 우크라이나 군대가 격추한 샤헤드-136은 51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이란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 점을 문제 삼아 이란과 단교를 검토하고 있다.
EU의 이란에 대한 제재 움직임은 비공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이란제 드론이 지난 2015년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 2231호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이란제 드론 사용이 결의 2231호를 위반한 것인지 조사하기 위해 유엔 전문가를 드론 격추 현장으로 방문해줄 것을 지난 18일 요청한 상태다.
반면 러시아는 UN이 우크라이나에서 이란 무인기 사용을 조사할 권한이 없다고 반발했다.
러시아 외교관 드미트리 폴리안스키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는 무인항공기(UAV)는 러시아에서 생산된다"면서 "러시아 드론 산업의 기술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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