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리즈 트러스 영국 전 총리가 지난달 5일(현지시간) 총리 경선에서 승리한 뒤 런던 보수당 당사에 도착해 미소를 지으며 차에서 내리고 있다. 트러스는 재임기간이 45일로 최단명 총리 불명예를 안았지만 매년 정부로부터 1억8500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AFP연합
리즈 트러스 영국 전 총리가 재임 45일 간 영국 경제를 쑥밭으로 만들었지만 매년 2억원 가까운 지원을 받게 될 전망이다.
CNN은 21일(이하 현지시간) 트러스가 단 45일을 총리로 재직한 덕에 죽을 때까지 매년 최대 11만5000파운드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연금은 아니지만 거의 연금에 가깝다.
트러스는 대규모 부자 감세가 포함된 '미니 예산안'으로 파운드·길트(영국 국채) 폭락 등 금융시장 불안을 부르며 영국 경제를 나락으로 몰고 갔다.
결국 여당인 보수당이 총리 불신임안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총리에 오른 지 45일만에 자진사퇴했다.
이때문에 보수당에서는 사실상 쫓겨났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지난번 원내 경선 1위였던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 페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 등이 총리 직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당은 물론이고, 영국 경제까지 뒤흔들어 놨지만 트러스는 확실한 노후를 챙길 수 있게 됐다.
트러스는 재임 6주 동안 영국 경제를 쑥밭으로 만들었고, 보수당에 깊은 분열의 상처를 냈다.
20일 사임으로 그는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그가 6주만에 사실상 쫓겨남에 따라 보수당은 단 6년 동안 다섯 번째 총리를 맞게 됐다.
트러스는 1990년 도입된 '공적임무 비용지원(PDCA)' 제도의 혜택을 받는다. 이 제도는 "전직 총리가 계속해서 공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만 이 돈을 연금처럼 받는 것은 아니다.
총리의 사무실 유지 비용, 보좌 비용 등을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PDCA는 2011년 이후 최대 지원한도를 11만5000파운드로 정하고, 현직 총리가 매년 검토하도록 돼 있다.
트러스에게 PDCA 혜택을 주는 것에 반대 목소리도 높다.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당수는 21일 ITV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러스가 단 44일 동안만 총리직을 수행했다면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스타머는 트러스가 PDCA를 신청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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