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나스닥거래소가 9월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소형주들의 기업공개(IPO)를 전면 중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거래소. 로이터연합
미국 나스닥거래소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소형주 기업공개(IPO)를 소리소문 없이 중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은 이들 종목이 첫 거래일에 가격이 폭등했다가 이후 폭락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높인다고 보고 IPO와 관련한 더 자세한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추가 정보를 제출하기 전까지 승인서한 발송을 보류하고 있다.
주로 중국 기업들이 타깃이다.
AMTD디지털 등 폭등 뒤 폭락
최근 상장된 20여 업체들 주가는 첫 거래일에 100% 넘게 폭등했지만 이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7월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해 초반에 대박을 쳤던 홍콩 핀텍업체 AMTD디지털이다.
AMTD디지털은 상장 뒤 한동안 폭등세를 기록하며 320배 넘게 치솟았다.
또 중국 의류업체 아덴택스그룹도 8월 상장 뒤 130배 넘게 폭등했다.
그러나 AMTD디지털과 아덴택스 모두 폭락세로 돌아서 지금은 시가총액 98% 이상을 까먹었다. 깡통주식이 되기 일보 직전이다.
중국·일본 등 아시아 기업들 대상
WSJ은 나스닥거래소가 지난 수주에 걸쳐 소형주를 상장하려면 추가 정보를 제출해야 하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상장 승인은 중단된다는 점을 IPO 담당 변호사들에게 은밀하게 통보했다고 전했다.
변호사들에 따르면 나스닥은 또 IPO 기업 주식을 보유한 기존 투자자들에 관한 정보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법무법인 엘레노프그로스먼앤드숄의 파트너 변호사인 더글러스 엘레노프는 추가 정보 요구, 심사 강화가 이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나스닥이 최근 중국과 기타 아시아 지역 기업들에 특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레노프는 최근 수개월 IPO 가격 급변동이 주로 아시아 기업들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나스닥이 공식적으로 상장규정 변경을 발표한 적은 없지만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던 10여개 소형주 IPO가 수 주일째 중단됐다.
중국 금융·세무컨설팅업체인 리첸차이나, 그리고 일본 부동산 개발업체 리드부동산도 IPO가 지연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나스닥거래소가 이들에게 상장 승인 허가서를 보내지 않고 있다.
상장승인 허가서가 나와야 IPO를 시작할 수가 있다.
중국 기업 지수 42% 폭락
올들어 미국과 중국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는 가운데 IPO 심사 강화는 이들 기업에 추가 악재가 될 전망이다.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를 추적하는 나스닥 골든드래곤중국지수는 올해 42% 폭락했다.
나스닥은 9월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의 IPO를 막고 있다.
중소형주 IPO 승인은 손에 꼽을 정도에 그치고 있고, 어렵게 승인이 난 기업들은 모두 미국 기업들이라고 WSJ은 전했다.
2단계 정보요구
나스닥은 아시아 중소형주 IPO에 2단계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나스닥은 우선 공모가가 정해졌지만 아직 거래가 시작되기 전 투자은행들이 IPO 기간 주식을 배정받는 신디케이트 업체들 전체 명단을 제출토록 했다.
또 IPO에 성공하고 거래가 시작되고 나면 주간사, 신디케이트 업체들로부터 직접 주식을 받은 투자자들의 명단을 나스닥거래소에 제출해야 하도록 했다.
투자은행 부스테드증권의 중국부문 책임자 대니얼 매클로리는 "이게 일시적인 조처인지, 아니면 앞으로 지속되는 조처인지 알 수 없다"면서 "다만 분명한 것은 이같은 정보는 거래 시작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르네상스캐피털에 따르면 현재 나스닥 상장을 기다리고 있는 공모가 총액 4000만달러 미만의 소형주 기업들 절반 이상아 아시아 업체들이다.
30개가 넘는다. 또 이 아시아 업체들 대부분은 중국 업체들이다.
르네상스캐피털 선임전략가 매튜 케네디는 나스닥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들이 나스닥으로부터 2차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일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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