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에 투자했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손실 공포가 커지고 있다. H지수가 하루 사이 7%넘게 폭락하면서 H지수를 기초자산로 삼은 종목형 ELS 가 대거 녹인 배리어(원금손실한계선)를 터치했다.
25일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H지수 연계 ELS 가운데 1196개 상품 총 5조3636억원 규모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총 10조8361억원) 가운데 절반이 손실구간에 진입한 셈이다. H지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유로스톡스50 등과 함께 ELS의 주요 기초자산이다.
중국 정치 불안감과 더불어 H지수 하락폭이 가팔라지면서 손실 공포는 더욱 커졌다. 지난 24일 홍콩증시는 시진핑 1인 장기집권 체제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하게 나빠져 큰 폭으로 내렸다.
H지수 기초 ELS 상품은 H지수 5000~6000 사이를 녹인 구간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최근 5200선까지 깨지며 손실 경고음이 커졌다. H지수는 연초 8188.76이었으나 이달 24일 5114.48까지 떨어졌다.
ELS는 계약만기일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고금리의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이 지수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경우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ELS를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높고 만기가 되더라도 원금손실이 날 우려가 크다.
투자자만의 손실이 아니다.
조기상환 이익과 헤지손익 감소 등 증권사 파생운용 실적에 대한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ELS는 조기상환액이 감소하고 6개월 전 대비 기초자산의 수익률이 저조하면 관련 손익이 안 좋아지는 경향이 관찰된다"며 "지금은 파생운용 여건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2·4분기 업계 전체로 파생운용부문에서 1464억원 손실이 났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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