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소형차 '리오'를 주유소 직원에게 빌려 주유하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내정자. /사진=트위터
[파이낸셜뉴스]
똑똑하고 부유한 엘리트 이미지가 강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내정자가 과거에 보여준 '곤란한 실수'들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낵 내정자가 ‘슈퍼리치’이자 엘리트란 이미지를 탈피하고 서민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다 실패한 모습들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수낵 내정자가 주유소에서 기아 소형차에 기름을 넣었던 일화도 그 중 하나다. 지난 3월 유가 인하를 홍보하기 위해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사진에는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수낵 내정자가 빨간색 기아 '리오' 차량에 기름을 넣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이 사진에 등장한 차량은 주유소 직원의 차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수낵 내정자가 일명 '서민 코스프레'를 하기 위해 일부러 차를 빌려 주유한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용자가 3억9000만 명에 달하는 왓츠앱(WhatsApp) 인도인 커뮤니티에서도 인도 남성 중 한 명이 "수낵이 정말 기아차를 탈까?"라고 묻자 사촌 관계인 다른 남성이 "물론 아니지"라고 답하기도 했다.
수낵 내정자가 보수당 동료 의원들에게 "가난한 도시지역에서 공공자금을 빼서 부유한 도시를 돕는데 돌렸다"고 자랑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도 화제다. 그는 이 동영상에서 "우리는 노동당에서 몇 가지 공식을 물려받았다. 그들은 자금을 몽땅 가난한 도시지역에 쏟아부었다"고 지적한 뒤, 자신이 재무장관으로서 그 정책들을 다 뒤집었다고 자랑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며 바코드 판독기에 신용카드를 가져다 대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내정자. /사진=트위터
또 그가 편의점에서 콜라 한 캔을 구입한 뒤 계산대에서 돈을 지불하기 위해 바코드 판독기에 구매하는 물건이 아닌 신용카드를 대는 장면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이에 손수 편의점에서 물건 하나 사보지 않은 게 아니냐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누군가 자신에게 비접촉식 카드 사용법에 대해 알려줬어야 한다"면서 사용법을 몰랐음을 인정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 수낵 내정자가 저지른 말실수 역시 어김없이 등장했다.
2001년 방영된 BBC 다큐멘터리 '중산층 : 그들의 부상과 확산'에 출연한 청년시절 수낵은 "나는 귀족 친구들도 있고 상류층 친구들도 있고 노동자 계층 친구들도...아니 노동자 계층 친구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른 뒤 그는 이에 대해 한 방송에서 "우리 모두 학생 때는 어리석은 말도 하지요"라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의 의사 아버지와 약사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수낵 내정자는 영국 최고 명문 사립고교와 옥스퍼드대, 미국 스탠퍼드대 등을 졸업하고 금융계로 진출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헤지펀드 파트너 등으로 일한 전형적인 엘리트이다. 부인인 디자이너 악샤타 무르티는 인도 억만장자 나라야나 무르티의 딸로, 수낵 내정자와 부인의 재산은 다 합쳐 약 7억3000만 파운드(한화 약 1조199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