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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외국인 마약범죄, 10년새 6.5배 증가

늘어나는 외국인 마약범죄, 10년새 6.5배 증가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파이낸셜뉴스] #서울 구로경찰서는 외국인 밀집 지역인 서울 서남부권(구로·영등포·관악·금천) 중심으로 마약류를 국내에 유통하거나 이를 투약한 외국인들이 무더기로 검거했다. 검거된 30대 A씨(남·외국 국적)의 경우 외국에 있는 총책으로부터 받은 마약류를 국내에 유통한 혐의로 구속됐다. A씨로부터 마약을 매수하고 서로 알선, 투약한 외국인 B씨(남·20대·외국 국적) 등 총 12명(구속 9명, 불구속 3명)이 이번에 검거됐다. 경찰은 A씨를 검거하면서 판매할 목적으로 거래 장소에 숨겨둔 필로폰 52g을 회수했다. 약 1730여명 동시 투약이 가능한 양이다. 아울러 '야바' 64정(약 256명 동시 투약분)을 압수했다. 야바는 메스암페타민과 카페인 등 각종 환각 성분을 혼합한 마약류다.

올 들어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마약 범죄도 이어지고 있다.

26일 대검찰청이 펴낸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마약사범은 사상 최다인 2339명으로 전년보다 19.5% 증가했다. 지난 2011년도 외국인 마약사범 295명과 비교하면 8배 가까이 늘어난 것.

외국인 마약사범은 지난 2019년부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의 경우 2.6% 감소했고 2018년에는 1.7% 증가에 그쳤지만 2019년과 2020년 각각 61.3%, 28.1%의 증가를 나타냈다.

또 경찰에 따르면 범죄수사연구원이 지난 20일 '마약범죄 대응 공동학술대회(인천 송도에서 개최)'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12년 359건에 불과했던 외국인 마약류 범죄는 지난해 2335건으로 10년 사이 약 6.5배로 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베트남인 전용 클럽과 노래방에서 '마약 파티'를 벌인 베트남 국적 마약 판매책 A씨 등 외국인 72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인터넷으로 엑스터시나 케타민 등 마약류를 구입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파티 참가자를 모집했다.

충남경찰청의 경우 이달 5일 필로폰 등의 마약을 국내에 대량으로 밀반입한 태국인 마약유통조직 총책과 일당 40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라오스에서 필로폰 등을 콜라젠으로 위장해 국제특급우편(EMS)으로 국내에 들여온 뒤 유통하거나 직접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류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들의 국적도 다양해져 2011년 27개국에서 지난해 71개국으로 늘어났다.

관련해 대검찰청은 백서에서 "최근 외국인 마약류사범이 증가한 원인은 취업 또는 관광 등의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이 증가했고 이들이 본국 등에서 마약류를 밀반입해 동료 근로자 등에게 판매하거나 함께 투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외국인 마약류 범죄의 유형은 단순 투약에서 밀수로 중범죄화하는 추세다.

범죄수사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외국인 마약범죄의 61.8%가 투약 사범이었고 밀수 사범은 5.8%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투약 사범 비율이 44.7%로 낮아지고 밀수 사범 비율이 20.5%로 크게 높아졌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