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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만에 처음 목욕했다가…'가장 더러운 남성' 돌연사

65년 만에 처음 목욕했다가…'가장 더러운 남성' 돌연사
65년 넘게 씻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남성'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란의 '아무 하지'. 뉴스1

[파이낸셜뉴스] 65년 동안 몸을 씻지 않고 살아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남성'이라고 불린 이란의 한 외톨이 노인이 목욕 한 뒤 병을 얻어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26일 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남부 파르스주 데흐람 지역에 살던 '아무 하지'(하지 삼촌)가 지난 23일 사망했다.

그는 얼굴까지 온통 검댕을 뒤집어쓴 채 그을음에 뒤덮인 벽돌 오두막에서 홀로 살며, 60년 넘게 물과 비누로 몸을 씻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는 비누와 물이 자신을 병들게 할 것이라고 두려워해 세수조차 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젊었을 때 입은 마음의 상처로 인해" 씻기를 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이 홀로 지내는 그를 돌봤다.

지난 2014년 테헤란타임스는 하지가 로드킬로 죽은 짐승의 고기를 먹고 동물 똥을 파이프에 넣어 담배를 피웠으며 몸에 물을 대면 죽는다고 믿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탄 음식, 오래된 기름통에 담긴 비위생적인 물 등을 먹었다. 신선한 음식도 자신을 병들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는 오랫동안 씻지 않아 피부가 그을음과 고름으로 뒤덮인 상태로 살았지만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박테리아나 기생충 때문에 아픈 적이 없었고,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바이러스와 간염 검사에서도 모두 음성이 나왔다.

65년 만에 처음 목욕했다가…'가장 더러운 남성' 돌연사
65년 넘게 씻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남성'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란의 '아무 하지'. 뉴스1


하지만 몇달 전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 몸 씻기를 권했고, 그는 한동안 이를 거부하다 결국 주변의 압박에 못 이겨 몸을 씻은 지 얼마 안 돼 병에 걸렸다고 매체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씻지 않은 하지가 건강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면역체계가 비위생적인 환경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