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코로나 여러번 감염되면 후유증 커… 백신·마스크 가장 중요" [인터뷰]

데보라 벅스 국제백신연구소 글로벌 전문가자문위원장
지난 3년간 마스크 위력 충분히 검증
기저질환자 등 개량 백신 접종 필수
韓치명률 0.11%…세계 평균보다 낮아
신속한 진단 등 초기대응 정책 효과적

"코로나 여러번 감염되면 후유증 커… 백신·마스크 가장 중요" [인터뷰]
데보라 벅스 IVI 글로벌 전문가자문위원장 (전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조정관) 사진=박범준 기자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을 것이고 백신을 맞고 마스크를 잘 쓰는 것은 앞으로도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조정관을 지낸 데보라 벅스 박사(사진)는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그동안 인류가 경험했던 감염병들과는 달리 변이의 출현과 재감염 속도가 빠르고 종식되지 않고 우리 주변에 계속 머무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느슨해진 방역 위기감을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국제백신연구소(IVI) 글로벌전문가 자문위원회(GAGE)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벅스 박사는 지난 20일 위원회 출범 후 첫 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벅스 박사는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 출현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해 새롭게 나오는 개량백신을 맞고 규정 의무를 떠나 마스크를 작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유행 확산이 둔화되면서 실외마스크 해제에 이어 실내마스크 해제 여부가 사회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월 해제된 실외마스크에 이어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없어지면 사실상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다.

벅스 박사는 "지난 3년 동안 전 세계가 마스크의 위력을 충분히 봤다"며 "미국은 한국 달리 실내와 실외 모두 마스크 착용 의무 자체가 없지만 나와 노모가 66세와 94세이므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스펙트럼을 가진 감염병으로 여러번 감염되면 코로나 후유증(롱코비드)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어 마스크를 잘 쓰고 감염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코로나19보다 독감이 더 아프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독감은 후유증이 없지만 코로나19는 후유증 유발 가능성이 커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잇따라 변이들이 출현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예방 백신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벅스 박사는 "면역 반응이 약한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2가백신 등 개량백신을 반드시 접종해 중증·사망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접종에 대한 저항감이 광범위한데 각국 정부가 이를 설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신속한 진단 시스템을 조기에 가동한 것과 기민한 대응이 사망자 폭증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은 2500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치명률은 0.11%에 불과하다.
세계평균 치명률인 1.04%은 물론 미국(1.1%), 영국(0.8%), 독일(0.4%), 일본(0.2%)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벅스 박사는 "정부와 방역당국이 초창기 빠른 진단으로 유증상·무증상자의 지역사회 전파를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국민들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잘 인지해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정책에 적극 참여한 것도 중요 포인트"라고 지목했다.

한편 벅스 박사는 "한국과 달리 중저개발국에는 백신의 중요성을 모르는 국가들이 많다"며 "앞으로 GAGE 위원장으로서 세계 보건의 증진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백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세계 여러 정부가 이와 보건과 백신 관련 정책을 잘 수립할 수 있도록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보건 외교를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