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활동가 2명이 영국 찰스 3세의 밀랍 인형 얼굴에 초콜릿케이크를 짖이기고 있다. 출처=트위터
찰스3세 국왕 밀랍인형에 케이크 짓이긴 기후 운동가들. 출처=저스트 스톱 오일 트위터
[파이낸셜뉴스]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밀랍 인형 얼굴에 케이크를 던져 짓이긴 환경단체의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다.
27일 CNN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추가 석유·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기후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은 이날 오전 10시50분쯤 런던 마담 투소 박물관에 전시된 영국 국왕 찰스 3세 밀랍 인형 얼굴에 케이크를 던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은 밀랍 인형을 훼손한 혐의로 소속 활동가 4명을 체포했다.
이 단체는 자신들의 트위터에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2명의 활동가가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고 외친 후 찰스 국왕의 얼굴에 차례로 초콜릿케이크를 짓이겼다.
밀랍인형은 케이크로 범벅이 됐고 관광객 중 한 명은 "세상에 멈춰요"라고 소리치는 등 장내가 술렁였다.
저스트 스톱 오일은 영상을 공유하며 "석유는 기후 위기를 초래하고 큰 비용을 소비하게 만든다"며 "이는 일자리를 파괴하고 우리를 죽이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더 이상 새로운 석유·가스 생산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활동가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들의 행동이 지나치다는 입장인 네티즌은 "의미 있고 지속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시위를 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영국 노동당 대표는 "(활동가들은) 그들만이 답을 알고 있는 양 오만하게 행동한다. 하지만 그들은 답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반면 옹호하는 네티즌은 "곱게 말해서 정부와 대기업을 설득할 수 있었다면 이런 일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앞서 이들 단체는 지난 14일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었다. 이 단체 활동가들은 지난 7월 영국 내셔널갤러리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복제본과 존 컨스터블의 '건초 마차' 그림 테두리에 접착제로 손바닥을 붙이는 시위를 벌인 적도 있다.
또한 23일에는 포츠담 바르베리니 박물관에 전시된 모네의 명화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를 던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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