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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한은 대출 담보대상·비율 확대...29조 유동성 확보

은행채와 9개 공공기관발행 채권 대상, 담보 부담 7조5000억원 가량 완화

11월부터 한은 대출 담보대상·비율 확대...29조 유동성 확보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난이 우려되면서 다음달부터 금융기관들의 한국은행 대출 담보대상 증권을 확대하고 담보비율도 인상키로 했다. 금융기관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담보 부담은 줄인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로 29조원의 유동성이 추가로 확보되고, 담보 부담은 7조5000억원 가량 완화된다는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단기금융시장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11월 1일부터 3개월간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한국은행 대출 적격담보증권,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과 공개시장운영 RP(환매조건부채권) 매매 대상증권을 3개월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확대 대상 증권은 은행채와 9개 공공기관발행 채권이다. 이럴 경우 국내은행의 추가 고유동성자산 확보가 가능해진다는 예상이다. 금융기관들이 기존에 보유한 은행채 등으로 한은에서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채권시장의 혼란을 줄이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어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제공비율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2025년 2월까지 매년 10%p씩 인상하기로 했던 당초 일정을 순차적으로 유예해 2023년 5월까지 70%를 유지하고 5월부터 8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금융기관의 담보부담은 7조5000억원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증권사, 증권금융 등 한국은행 RP매매 대상기관에 대해 RP매입을 한시적으로 실시한다. 잔액기준으로 총 6조원 수준이다. 일시적 유동성 위축을 완화하는 목적으로 유동성을 조절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들 조치는 3개월 후인 내년 1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되 연장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은은 "이번 조치들은 통화정책의 주요 파급경로인 단기금융시장과 채권시장의 원활한 작동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금융안정을 위해 시행하는 것으로, 특히 RP매입의 경우 공급된 유동성은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흡수되므로 현 통화정책 기조와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조치의 시행 기간 등은 주목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한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이번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 한은의 통화정책과의 상충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국정감사에서 "이번 조치는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이번 조치가 충분하지 않아 (유동성을) 더 직접 공급하게 되면 (통화정책과) 상충되는 문제가 있다"며 "이번 조치로 시장이 안정되기를 바란다. 이번 조치를 보고 이후 상황에 맞춰서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정책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