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 제한 조치 발동하면 한국 기업들도 피해 불가피
중국 동부 장쑤성 롄윈강 항만에 적재된 수입 석탄 화물 /사진=로이터 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국제 석탄 가격이 오르고 중국 내 석탄 채굴과 공급은 제로코로나 방역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도 중국에서 전력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2021년 가을과 올여름 두 차례에 걸쳐 전력 대란을 겪었다. 전력 공급이 부족해 공장 등에 제한 가동 조치가 떨어지면 한국 기업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27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의 석탄 수입량은 2억t으로 전년동기대비 12.7% 감소했다. 중국 궈신증권은 올해 중국의 석탄 수입량이 1년 전보다 15.2%(4858만t)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수입 감소는 중국 내 석탄 공급 생산량을 증가시켰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중국 원탄 생산량은 33억 2000만t으로 작년과 견줘 3억 9000만t 늘었다. 증가율은 11.2%다. 중신증권 자회사 중신선물은 올해 석탄 생산 규모가 전년과 비교해 10%가량 확대된 44억t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석탄 생산 역시 중국식 초강력 방역 정책인 제로코로나가 걸림돌이다. 주요 석탄 생산지인 네이멍구, 산시 등에서 전염병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탄광 관리 규제가 강화됐고 석탄 철도 운송도 같은 이유로 수송력이 떨어지고 있다.
경제 매체 차이신은 “공급 측면에서 단기적 압박을 받고 있으며 비수기이지만 석탄 가격은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중국전력기업연합회가 발표한 중국연안전력석탄지수(CECI)를 보면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 중국 내 전력 석탄 가격은 t당 1542위안으로. 8월 말보다 33% 올랐다. 연초와 비교하면 79% 증가한 수준이다.
중신증권은 “10월 중순 국내 탄광에 대한 안전검사와 전염병 통제가 강화됐으며 항구 정체는 해소되지 않았다”라며 “석탄 생산량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 석탄 가격도 상승했다. 올여름 폭염·가뭄으로 유럽의 수력·원자력 발전량이 급감한데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이 9월에 중단되면서 석탄은 유럽의 에너지 위기 해결의 단기 방안이 됐다.
또 8월 중순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석탄 금수조치가 발효된 이후 유럽 각국이 다른 석탄 수출국에 대한 구매를 늘린 것이 국제 석탄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아시아 동력 석탄 풍향계로 간주되는 호주 최대 석탄 수출항구 뉴캐슬항의 동력 석탄 가격은 9월 30일 기준 t당 414.9달러로 연초 대비 137% 상승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석탄 수입량이 줄었음에도 비용은 1~3분기 45.1% 늘었다.
도시 봉쇄로 현재까진 전력 소비 증가율이 작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겨울철 성수기가 되면 총 전력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국 국가기후센터는 올겨울에도 라니냐 현상이 나타나 기온이 평년보다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전력 공급에 부족으로 중국 정부의 공장 가동 제한 조치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2021년 하반기 호주 석탄 분쟁과 2022년 폭염·가뭄으로 발생한 전력난 때도 현지 공장을 상대로 전력 공급 제한 카드를 꺼냈다. 한국 기업도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함께 고충을 겪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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