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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어디 있어?" 미 하원의장 자택 침입범, 펠로시 의장 노렸다

[파이낸셜뉴스]
"낸시 어디 있어?" 미 하원의장 자택 침입범, 펠로시 의장 노렸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자택 앞에서 28일(현지시간) 경찰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펠로시 의장 자택 침입범은 남편을 묶고 의장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뉴스1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 자택에 침입해 그의 남편을 망치로 내리친 범인이 펠로시 의장을 노렸음이 확인됐다.

펠로시는 미 권력 서열 3위이다.

다음달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CNN, AP 등 외신들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범인이 펠로시의 남편 폴을 묶은 뒤 "낸시가 집에 올때까지" 기다릴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범인은 자신이 "낸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펠로시 남편 폴 펠로시는 28일 이른 아침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자택에 침입한 남성으로부터 망치로 공격을 받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범인은 펠로시 의장을 찾아 집안을 뒤졌고 그를 찾지 못하자 남편에게 "낸시 어디 있어? 낸시 어디 있냐고?"라고 소리쳤다.

범인은 펠로시 자택 뒷문을 통해 침입했다. 당시 의장이 외출 중이어서 경계는 삼엄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는 다음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국을 돌며 선거자금 모집과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다.

사건 당일에는 워싱턴에 머물고 있었다.

하원의장실은 성명에서 올해 82세의 폴 펠로시가 현재 입원 중이지만 완쾌할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에서 생사 위기를 건넌데 이어 이번에는 자택 침입범에게 목숨을 빼앗길 뻔했다.

지난해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 의원들이 폭력에 직접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미 의회경찰(USCP)이 지난해 수사한 의원들을 향한 협박 건수만 9600여건에 이른다.

의회경찰도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

의회경찰은 성명에서 이번 하원 의장 자택 침입 사건과 관련해 의회경찰이 연방수사국(FBI), 샌프란시스코 경찰의 '합동 수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회경찰은 산하 캘리포니아 현장본부 경찰들이 "사건 현장에 신속히 도착했고, 의회경찰 소속 위협평가부 수사팀이 동부연안에서 급파돼 FBI, 샌프란시스코 경찰과 합동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건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통화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오전 펠로시 의장과 통화했다"면서 "끔찍한 공격에 대해 위로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로이 블런트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펠로시 부부와 20년간 많은 일을 했다"면서 부부에게 위로를 전했다.

한편 펠로시 남편 폴 펠로시는 부동산 투자를 비롯해 금융업을 하는 부유한 사업가로, 펠로시와 결혼한지 59년이 됐다. 부부 사이에는 자녀도 5명이 있다.

지난 5월에는 음주운전으로 현장에서 체포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