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직 만큼 신뢰를 쌓는 방안은 없습니다"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대표변호사(53·사법연수원 30기·
사진)는 1일 "제가 부족한 부분을 솔직히 인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안 드리면 오히려 신뢰가 높아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애초 조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자유롭게 원하는 분야의 일을 할 수 있는 변호사 업계로 뛰어 들었다. 대형로펌에서 지적재산권 등을 담당했지만 공익활동 등에 더 큰 관심을 가지면서 디라이트를 설립하게 됐다.
그는 "좀 더 공익적인 목표를 위해 운영되는 로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을 주로 자문하는 로펌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디라이트를 만들게 됐다"며 "'구성원의 약속'이라는 것을 만들어 변호사나 직원이나 모두 입사할 때 여기에 서명하게 되는데, 공익이 가장 우선순위라고 선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형로펌은 자문료가 비싸기 때문에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이용하기 어렵다"며 "향후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갈 곳은 기술력이나 혁신이 있는 스타트업일 것이고, 그런 기업을 자문하는 로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3월 첫발을 내디딘 디라이트는 매년 매출액의 5%를 공익사업을 위해 쓰고 있으며, 소속 변호사들에게 의무적으로 공익활동을 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내부 규정상 소속 변호사는 최소 연간 1회 이상의 공익사건을 맡아야 하며, 공익소송 비용은 인지대.송달료 외에 무료다.
근래 디라이트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장애연금 지급거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승소 확정판결을 이끌었고, 염전 노예 사건 국가배상 소송과 가정 내 장애인에 대한 차별 금지 소송, 장애인 시설접근권 보장을 위한 장애인자별금지법상의 구제청구 소송 등 공익소송을 수행한 바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폭력 사건 피해자 법률 조력을 맡는 등 인권 보호도 앞장섰다.
최근 디라이트는 L그룹 등 블록체인 사업 전반에 관한 법률 자문에도 나서고 있다.
조 변호사는 "통상 대기업이 대형로펌과 일을 많이 하지만, 이번에는 유력 컨설팅 로펌과 함께 저희 법인이 함께 자문을 제공했다"며 "국내외의 규제 상황은 물론, 개별적인 사업 내용에 대해서 다양한 법률 리스크 분석을 통해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한 법률 서비스 개발에 관한 정부 용역을 수주했다고 조 변호사는 설명했다.
그는 "5년간 70억원의 자금이 지원되는 큰 프로젝트인데, 서강대 팀과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한 계약서 검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로펌이 직접 당사자로서 정부의 개발 용역을 수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 리걸테크의 경험을 잘 활용해 실제로 동작하는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밖에 디라이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업무 영역도 확장 중이다.
최근 S그룹의 탄소배출권 사업 자문을 시작했으며, 기술 이슈부터 사업 구조, 계약까지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자문도 담당하고 있다.
조 변호사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법인의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라며 "법인이 조금씩 성장하면서 체계적인 운영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내부 시스템이 잘 정비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스타트업 분야의 아시아 1등이 목표인데, 전문 분야를 강화하고, 해외 업무도 점차 확대할 것"이라며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 사무실을 개설했는데, 북미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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