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클로징으로 올 상반기 250억 펀드 조성
270여개 투자..후속 투자 규모 1.3兆
미미박스·스파크플러스·발란·원티드랩·H2O 호스피탈리티에 투자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
스파크랩 공동창업자 4인. 김유진 대표, 김호민 대표, 이한주 대표, 버나드 문 대표가 답변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스파크랩의 25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2개 포함)에 드라이파우더(미소진금액)가 150억원 가량 남았다. 멀티클로징을 통해 올해 상반기 조성을 마친 펀드다. 최근 금리상승으로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가 혹한기인 상황에서 블라인드펀드가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올해 상반기 블라인드펀드 총 2개를 250억원 규모로 결성을 마쳤다"며 "드라이파우더는 150억원 규모로 신주 투자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베스핀글로벌 대표)는 "구주를 매입하는 세컨더리(LP 구주유통) 투자는 좋은 조건이 나오면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스파크랩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조건은 통상 액셀러레이터가 제시하는 것과 다르진 않다. 1억원 내외 투자금으로 5~10% 지분을 받는다. 투자금이 3000만원으로 시작, 5000만원~1억원 등 단계식으로 결정된다.
다만 투자 외에서 스타트업을 도와 줄 수 있는 가치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창업 프로그램 등은 물론 데모데이 등을 통해서다.
김 공동대표는 "미국에선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을 많이 하는 편이다. 한국에서도 SAFE 투자를 원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SAFE는 초기 스타트업에 우선 투자금을 제공하고, 후속 투자유치 때 기업가치를 산정해 지분을 결정한다.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과도한 지분율 감소 부담을 덜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협의 절차를 생략해 빠른 투자 결정이 가능하다. 또 투자자는 후속 투자유치 때 선제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로 지분 계산 시 기업가치 할인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밸류에이션(가치)은 최근 시장환경 대비 꺽이지 않았다고 봤다.
김 공동대표는 "시리즈 B, C는 투자금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기업가치(EV)가 할인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초기 단계의 기업은 앞으로 3~4년을 버티면 가치가 올라 갈 것으로 시장에서 보면서 밸류에이션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에 초기 단계 기업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경기가 꺽이는 것과 상관없이 초기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이뤄져왔다"며 "스타트업은 망하는게 정상이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낮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났다. 우리의 성과는 투자 후 3~5년 후에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파크랩은 2012년 설립, 27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미미박스, 스파크플러스, 발란, 원티드랩, H2O 호스피탈리티 등이 있다. 이들 스타트업이 후속투자를 받은 금액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2021년 말 기준 후속 투자 유치율은 62%다.
스파크랩 펀드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1550억원이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총 기업가치는 6조7000억원으로 평가된다.
AC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반 AC 플랫폼을 구축키로 했다. 투심보고서, 교육 및 미팅을 조율하는 액셀러레이터 앱, 통합 리소스 지원, 정량적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 센터로서 스파크랩 큐, 투자자(LP)들에게 각자가 투자한 펀드의 현황과 포트폴리오사 관련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스파크랩 아이가 대상이다.
김 대표는 "2017년 창업기획자 등록제도 도입 후 액셀러레이터 327개와 경쟁하게 됐다"며 "파편화된 데이터를 모아서 아날로그적인 AC, VC(벤처캐피탈)업계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C는 초기 스타트업에 종자돈을 투자하고 각종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이다. 미국의 대표 AC인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는 에어비앤비, 코인베이스 같은 기업을 키워낸 바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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