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4연속 자이언트 스텝
0.75%p 인상… 금리상단 4%로 최종 목표금리 5% 넘어설 전망
12월 속도조절 가능성은 시사
매파발언에 亞증시 일제히 출렁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 금융시장이 2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 여파에 걷잡을 수 없이 출렁였다. 시장에서는 발표 직후만 하더라도 연준이 인상속도를 늦춘다고 기대했지만, 곧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발언이 쏟아지면서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미 연준은 2일 통화정책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75%p 높여 3.75~4% 구간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였지만 시장 예상 범위였다. FOMC 위원들은 성명에서 금리인상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시간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금리인상 폭을 좁혀가며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은 이를 인상속도 조절로 기대했다.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발표 직후 개장가 대비 약 1% 가까이 뛰었으며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가격 역시 일제히 올라갔다.
그러나 약 30분 뒤 기자회견에 나선 파월은 '시간차'가 지금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물가상승(인플레이션) 기세가 아직 꺾이지 않았고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 위험이 커져 '연착륙'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인상 속도를 곧 낮출 수 있지만 인상 자체를 그만두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목표 금리가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연준이 예상하는 최종 기준금리가 5% 이상일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결국 이날 S&P500은 전장 대비 2.5% 추락했으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1.55% 내렸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모인 나스닥은 3.4%나 급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가격은 발언 직후 0.2%p 가까이 떨어졌다.
한국 증시도 덩달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70p(0.33%) 내린 2329.1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3.24p(0.46%) 하락한 694.13으로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가 각각 3879억원, 1728억원을 사들였지만 기관이 585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0.67%), 삼성바이오로직스(-0.34%), SK하이닉스(-2.13%), 삼성전자우(-2.03%), 현대차(-1.82%), 네이버(-2.87%), 기아(-2.57%)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51%), 삼성SDI(+1.93%), LG화학(+1.64%) 등 이차전지 관련주는 오름세를 보였다.
아시아 증시도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영향을 받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19%, 선전성분지수는 0.04% 각각 하락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2.97% 떨어졌고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3.34%나 미끄러졌다. 일본 증시는 이날 '문화의 날'로 휴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한영준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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