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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줄고 재고 쌓이고…도전 직면한 세계 반도체업계


수요 줄고 재고 쌓이고…도전 직면한 세계 반도체업계
컴퓨터 회로판의 반도체칩. /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반도체는 넉넉한 수요로 세계 산업을 좌지우지 했다.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 같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늘어나는 수요와 미국 연방정부의 보조금에 대한 기대로 생산 시설 확장 계획을 세웠다.

수요가 너무 크자 지난 7월 미 공화와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 내 새 공장을 짓는 기업에게 연방정부가 530억달러(약 75조원)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반도체지원법까지 마련했다.

반도체 업체, 고용·투자·생산 줄이기

그러던 반도체 업계가 갑작스러운 도전을 받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은 전자기기 수요 감소와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물가상승(인플레이션), 또다시 발생할 수 있는 부족 사태 가능성에 직면해있다.

이 같은 불안감에 수요 회복에 따른 기대에 들떴던 반도체 업체들은 앞으로 판매 부진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투자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늘었던 반도체 수요는 스마트폰과 PC 판매 감소로 덩달아 줄어들고 있으며 공급하는 기업들은 앞으로의 실적 전망을 하향하고 있다.

반도체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전자제품 판매가 늘면서 수요가 급증할 수 있었으나 최근 들어 반도체 기업들의 고용 축소와 투자 감소, 감산이 보편화되고 있다.

AMD는 올해 PC 판매가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인텔은 감원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 덕에 PC와 스마트폰, 태블릿의 데이터 저장에 필요한 프로세서와 메모리칩 수요가 많았으나 지난 3·4분기 글로벌 PC 판매는 15% 감소했다고 IDC가 밝혔다.

이 조사 기관은 인플레이션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장기화로 올해 전체 스마트폰 판매가 6.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 기간동안 과다 구매로 재고 쌓여

이 같이 제품 판매는 부진한 반면 반도체 재고는 공급 과다로 쌓이고 있어 업체 관계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은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필요 이상으로 사재기를 했기 때문으로 소비자 수요가 고갈되자 추가 구매량을 줄이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신규 반도체 주문 대신 이미 구매해놓은 재고를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퀄컴은 실적 전망을 낮춰야 했다.

레네 하스 영국 암(Arm) 최고경영자(CEO) 레네 하스는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하이(hyper) 성장 단계에 있었다. 현재 우리는 중단 상태”라며 반도체 시장의 급변을 설명했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트레터지스 CEO 핸델 존스는 올해 반도체 판매가 9.5% 증가는 하겠지만 내년에는 매출이 5845억달러로 3.4%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체들 또한 완전히 반도체 부족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소비 가전 보다 자동차용 칩을 제조하는 업체들의 사정은 좀 나은 편이다. 주로 자동차용 칩으로 매출을 거둬온 네덜란드 업체 NXP세미컨덕터스는 지난 3·4분기 매출이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용 칩으로 알려진 퀄컴도 제품 다변화를 통해 자동차용 칩 생산 등으로 통해 매출을 늘리고 있다.

세계 반도체 판매 감소…장기적 전망 좋아

미국 워싱턴 소재 반도세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지난 9월 세계 반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미주 대륙의 반도체 구매는 11.5% 증가했으며 유럽과 일본도 늘어난데 비해 중국은 14.4%, 기타 다른 시장도 7.7% 줄었다.

이 같은 반도체 구매 감소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전인 202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SIA 협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존 노이퍼는 “디지털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계속 비중이 크고 중요해지고 있어 장기적 시장 전망은 좋다”고 낙관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