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년 결과에 언급안돼
지자체는 9년전 적발후 시정명령
'보여주기식 점검' 논란 커질듯
이태원 참사 당시 해밀톤호텔을 비롯한 인근 구조물들의 불법 증축이 '병목 현상'을 발생시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진행한 '국가안전대진단'은 7년 동안 해밀톤호텔의 불법증축 여부를 한 번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지자체인 용산구는 이미 해밀턴호텔 불법증축을 적발해 이행강제금을 부과 중이었다. 정부와 지자체 간, 지자체 내부에서도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2015년부터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범정부가 나서서 재난이나 사고 발생 우려가 있는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 등을 실시하는 제도다.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안전위험요소를 제거하거나 최소화하려는 사전 예방 성격이 짙다. 올해는 지난 8월 17일부터 시작돼 10월 14일까지 두달간 진행됐다.
6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과 2019년 해밀톤호텔에 대한 국가안전대진단 안전점검 결과 주요 지적사항에 '불법증축' 언급은 없었다. 2018년에는 주요 지적사항이 없었으며 2019년에는 '3구이하 멀티탭 적용 권고, 1층 주방에 상업용 자동소화장치 설치 권고 및 K급 소화기 설치, 방화문 도어클로저 장력 조정'만 지적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밀톤호텔은 지난 2013년 불법 증축으로 적발된 뒤 지난해까지 9년간 모두 5억553만3850원의 이행강제금을 납부했다. 불법증축이 적발됐는데도 돈만 내고 시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국가안전대진단에선 불법증축 여부에 대한 지적이 없었다. 점검 대상은 매년 지자체가 자체 기준으로 정하는데, 해밀톤호텔은 지금까지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만 포함됐다.
용산구는 지난 2013년부터 해밀톤호텔의 불법증축을 적발하고 시정 명령 및 강제이행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정작 안전점검에서는 지적사항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용산구 관계자는 "해당 건축물에 대한 위반사항은 안전점검이 아니라 신고에 의한 민원처리 과정에서 주로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국가안전대진단 사업이 소위 보여주기라는 비판은 이어졌다. 감사원은 2020년 7월 '국가안전대진단 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에서 "시간과 예산·인력 등이 제한적인데도 광범위한 대상을 '보여주기식'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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