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자위대가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6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개최한 국제관함식에서 한국 해군 장병들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탑승한 배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한국 해군 최신예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000t급)이 6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열린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 관함식에 참석했다. 이날 관함식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인도 등 14개국이 참여했다.
알다시피 관함식은 군 통수권자가 함대와 장병을 사열하는 의식이며, 국제 관함식은 해군의 대표적인 군사 외교무대이다. 우리나라도 10년 단위로 국제관함식을 열고 있으며 2015년 광복 70주년과 해군 창설 70주년을 축하하는 대대적인 국제 관함식을 연 바 있다. 일본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한국 해군은 2002년 구축함 광개토대왕함, 2015년 구축함 대조영함을 각각 파견했으나 올해는 전투함 대신 군수지원함을 보냈다.
해군의 이날 관함식 참석 결정은 한미일 안보협력과 한일 관계개선에 방점이 있다. 지난달 초 한미일 동해 연합훈련의 연장선상에 있기도 하다.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엄중한 안보상황 등을 고려해 관함식 참석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리 해군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탄 항공모함급 호위함 이즈모호를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군기인 욱일기와 모양이 흡사한 해상자위대기에 경례한 것이다. 일본 해상자위대기에 경례해서는 안된다는 야당의 공세에 따라 때아닌 욱일기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1954년에 채택된 일본 해상자위대기를 욱일기로 보는 관점은 케케묵은 논리라는 지적이다.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해상 대함 경례와 자위대기를 정식 수용했다. 1998년 욱일기를 달고 우리 해군 관함식에 참석한 일본 해상자위대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열한 전례에 비춰도 억지에 불과하다. 양국은 각자 두 차례씩 상대 관함식에 참가해 대함 경례를 한 사례가 있다.
한미일 동해 연합훈련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친일 국방'이라는 용어까지 동원해 비판했다. 이번에도 민주당은 "친일 DNA가 다시 살아난 것이냐"라며 관함식 참석 취소를 주장했었다.
설훈 의원은 일본 자위대기에 경례하는 건 일제 침략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억지 논리를 펴기도 했다. 야당의 관함식 참가 반대와 대함 경례 반대 논리는 다분히 시대역행적이다. 논란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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