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탈선사고 총 12건·사망 현장 근로자 4명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역 인근 철로에서 7일 오전 코레일 긴급 복구반원들이 사고 열차를 크레인으로 옮기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15분 용산발 익산행 열차가 영등포역으로 진입하던 중 선로를 이탈했다. 이 사고로 KTX 등 열차의 운행이 취소되거나 지연 운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최근 열차 탈선사고와 철도 현장 근로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자칫 대형 인명 피해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열차 탈선사고는 올들어서만 모두 12건 발생했고, 작업중이던 현장 근로자들도 4명이나 숨졌다.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자 코레일의 부실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올들어 한 달에 1~2번 열차 탈선
7일 코레일에 따르면 승객 275명을 태운 무궁화호 열차가 6일 오후 9시께 서울 영등포역을 진입하던 중 탈선해 승객 3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8시15분 용산역을 출발해 전북 익산역으로 향하던 경부선 하행 무궁화호 열차 6량이 영등포역 진입 도중 궤도를 벗어났다. 이 사고로 KTX와 일반열차 25편의 운행이 중단되고, 10편이 노선을 단축하거나 역을 변경해 출발하면서 출근대란이 빚어졌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부산행 KTX산천열차가 경부고속선 대전~김천구미역을 지나다 바퀴가 파손돼 탈선했다. 이 사고로 승객 7명이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열차에 타고 있던 300여명의 승객들이 극심한 공포를 겪었다.
지난 7월에는 승객 380명을 태우고 수서로 가던 SRT가 대전조차역 부근에서 선로를 벗어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 7명이 다쳤고, SRT와 KTX 등 고속열차 운행이 상·하행선 모두 2시간 이상 지연됐다. SRT가 탈선했지만 선로 유지관리와 철도 관제를 담당하고 있는 코레일도 사고 책임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열차 탈선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각각 신호전환 및 진입지시 오류로 열차가 궤도를 벗어났다. 올들어 현재까지 발생한 열차탈선 사고는 모두 12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사고가 난 셈이다.
철도현장 사망 산업재해도 잇따라
올해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철도 현장에서 사망 산업재해도 줄을 잇고 있다.
무궁화호 탈선사고 하루 전인 지난 5일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서는 화물열차 관련 작업 중이던 코레일 소속 직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날 사고는 화물열차를 연결·분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고는 이 법이 시행된 이래 코레일에서 발생한 4번째 사망 산업재해다.
앞서 지난 3월 14일 대전의 열차 검수고에서는 객차 하부와 레일 사이 끼임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근로자가 숨졌고, 7월 13일 서울 중랑역 승강장에서는 배수로를 점검하던 근로자가 열차에 부딪혀 사망했다. 9월 30일에는 경기 고양시 정발산역 스크린도어 부품 교체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열차에 부딪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14일 목숨을 잃었다.
"안전대책 강화" 헛구호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일성으로 "탄탄한 방역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철도, 강력한 경영개선으로 만년 적자의 오명을 벗어나는 튼튼한 철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월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낡은 열차를 대체할 새 열차 구매와 유지·보수 등 안전 관련 예산을 지난해 2조6164억원에서 올해 3조6794억원으로 1조원 이상 늘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 속에서도 사고가 잇따르면서 코레일의 안전관리시스템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코레일 관계자는 "최근 들어 연이어 사고가 나면서 혁신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당혹스러운 분위기지만 일단 사고 수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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