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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코로나 7차유행, 빨리 시작했다고 빨리 끝날까?

방역당국 예상보다 한달 일찍 온 7차 유행
빨리 끝낼 긍정요인 없어..내년 봄까지 갈듯

[팩트체크] 코로나 7차유행, 빨리 시작했다고 빨리 끝날까?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6만명대를 기록한 지난 9일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코로나 7차 유행이 당초 정부와 방역당국의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 가운데 빨리 시작한 만큼 유행도 빨리 끝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7차유행 이후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나 코로나19 확진 7일 자가격리 등이 해제되는 등 큰 변수가 있기 때문에 유행 안정기가 언제일지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의료계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철 7차유행은 예상보다 빨리 시작됐더라도 안정기에 접어드는 시점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다.

특별한 변이의 출현이 없다면 국민들의 방역수칙 준수에 따라 유행의 안정기가 조금 빨리 찾아올 수 있지만 결국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증가하고 쉽게 전파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겨울이 끝나야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확진 6만명대... 방대본 '7차 유행' 인정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9일 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현재 상황이 유행이 맞다는데는 이견이 없고, 차수로는 7차유행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 7차 유행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오는 12월쯤 시작될 것이라는 당초 전망보다 약 한 달 정도 빠른 것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일 국내 6만2430명, 해외 42명으로 총 6만2472명을 기록했다. 전날인 8일에 이어 이틀 연속 6만명대를 기록한 것으로 확진자 수는 최근 증가세다. 불과 한 달 전 확진자 수가 2만명에 못 미쳤던 것을 고려하면 이 기간 동안 신규 확진자 규모는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7차 유행이 이처럼 빨리 찾아온 것은 3월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당시 감염됐던 인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면역력이 감소된 점, 일상회복 속에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면서 활동량이 크게 늘어난 점, 감염전파력이 강한 새로운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의 잇따른 출현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이번 유행의 정점은 변이 유입상황에 따라서 12월 혹은 그 이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최대 18만명 발생, 정점 주간에 일평균 13만명이었던 지난 여름철 유행수준 이내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요인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겨울의 초입.. 추위 물러가야 끝난다

7차 유행이 예상보다 일찍 시작했지만 실내 활동이 많아지고 환기가 어려운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조기에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 빠른 7차유행 안정화를 견인할 긍정적 요소도 상황도 조성되지 않고 있어 내년 3월은 돼야 유행이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이 빨리 왔다고 빨리 끝나지는 않는다"면서 "아직 제대로 겨울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유행이 시작됐고 본격적 겨울이 되면 확진자 수는 지금보다 더 급증할 것이고, 3월 대유행 같은 수준은 아니겠지만 각종 변이가 개입하며 증가와 감소가 반복되는 파동을 그리며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사실상 현재 백신 접종은 '스톱'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면역을 가진 인구의 비중이 점차 떨어질 것이고, 감염에 따른 자연면역 밖에 없다면 코로나19 유행은 낮아진 면역력을 따라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게다가 겨울의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에 코로나19 경각심도 바닥이기 때문에 (유행이 조기에 끝나는) 좋은 전망이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3월까지는 유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천 교수는 "7차 유행이 일찍 찾아왔다기보다는 겨울로 들어가면서 실내 감염이 많이 증가했다고 봐야할 것"이라면서 "내년 3월께 코로나19 유행이 많은 국민들을 감염시키는 과정에서 확진자의 증감이 파도처럼 증가와 감소를 반복할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미감염자가 줄면서 유행이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7차 유행이 정점을 찍은 이후에는 감소세를 보일 것이고,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고, 2가백신 접종 등에 얼마나 적극 참여하는지에 따라 유행 안정기가 다소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점을 지나면 지금처럼 2~3개월 정도 이후 안정화 단계로 갈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