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승리로 대선 노렸던 트럼프, 예상밖의 부진에 당황
SNS에 "내 관점에서는 대승" 주장
중간선거 책임론 피하고 대선 출마 노리는 포석으로 추정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공화당의 중간선거 대승을 업고 2024년 대선 출마를 노렸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진한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큰 승리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자신이 세운 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전날 선거 결과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비록 어제 선거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내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아주 큰 승리를 거뒀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전체적으로 219명이 이겼고 16명이 패했다. 누가 이보다 잘 했나?”라고 주장했다.
미국인들은 8일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 전체 435명과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50개주 가운데 36개주의 주지사 등을 뽑았다. 하원 과반은 218명이다. 미 CNN은 미 동부시간 기준 9일 오후 7시 개표 기준으로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에서 각각 206석, 49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각각 187석, 48석을 차지했다. 또한 공화당은 전채 50석의 주지사 가운데 24석을 손에 쥐었고 민주당 주지사는 22명이 됐다.
현지 매체들은 중간선거 이전만 하더라도 공화당의 압승을 예상했다. 동시에 트럼프가 이를 바탕으로 2024년 공화당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중간선거 직전 연설에서 오는 15일에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하원을 가져갔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압도하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선거 결과를 보고 주변에 짜증을 내며 당황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의하면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상원 선거에서 자신이 지지했던 공화당 메메트 오즈 후보가 패하자 화를 냈다. 그는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를 비롯해 자신에게 오즈를 지지하라고 추천했던 사람들을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9일 SNS에서 승리를 언급한 것은 적어도 자신이 지지한 후보들은 선전했다고 강조하기 위한 포석으로 추정된다.
한편 트럼프는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또다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2020년에 일어난 것과 마찬가지로 같은 선거 사기가 일어나는가?"고 주장했다. 이에 미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은 국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투표 시스템 삭제 또는 표의 유실·변경 등 어떤 선거에서도 손상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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