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최근 재가동 시작
지난 2017년 7월 폐쇄된 이후 전북 경기침체 상징
일자리 창출과 생산유발효과로 경제 활력 기대
섣부른 장밋빛 전망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전북 군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2017년 이전 선박이 건조되는 모습.
【파이낸셜뉴스 군산=강인 기자】 전북 군산시에 있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다시 문을 열며 지역경제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10일 전북도와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재가동 선포식을 가진 군산조선소에서는 내년 1월부터 선박 블록이 생산될 예정이다.
지난 3월24일 군산조선소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부, 고용노동부, 현대중공업, 전북도가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재가동 준비에 나선지 7개월 만이다.
재가동 첫 공정인 가공공장 공정이 재개됨에 따라 협약에 명시된 내년 1월 재가동은 무난해 보인다.
군산조선소 폐쇄는 전북 경제 침체의 상징이었다.
군산조선소는 지난 2008년 5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2009년 7월 축구장 면적 4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도크와 1650톤 골리앗 크레인을 설치하고 2010년 2월 부두 공사를 마무리해 생산 라인을 갖췄다. 이후 매해 10척 안팎의 배를 건조해 모두 70척의 배를 바다에 띄웠다. 연간 1조 원 가량의 수출 실적을 올렸으며 한때 전북 제조업 12%, 군산 산업 24%를 책임졌다.
하지만 거세게 몰아친 조선업 불황은 군산조선소는 2017년 7월 폐쇄됐다.
여파는 잔인했다. 협력업체 86개사가 문을 닫고 직원 5250명이 직장을 떠나야 했다. 군산지역 전체 노동자 24%에 달하는 규모다. 한 협력업체 대표는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지역 노동계와 정치권은 현대중공업에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요구하는 호소와 발걸음을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에 군산조선소가 폐쇄 5년3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게 된 것이다.
내년 1월부터 첫 블록이 생산될 계획이며 생산된 블록은 울산조선소로 옮겨져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 쓰이게 된다.
군산조선소 가동을 위해 필요한 인력은 현재 255명을 채용했고 연말까지 449명이 채용될 예정이다.
인력 확보는 군산조선소 재가동 핵심 현안이다. 올해 초 재가동 협약 당시만 해도 조선업 인력난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2017년 군산조선소를 떠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산업 회복의 핵심이다.
조선업 인력난은 군산조선소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에 아직 이르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조선업 활성화로 군산조선소 가동이 재계되지만 시장이 침체되면 다시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지난해 세계 조선업 시황이 회복되면서 현대중공업 수주실적이 크게 개선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시 말하면 수주물량이 감소하면 군산조선소는 또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고 분석했다.
이에 전북도와 군산시는 인력양성 사업을 통해 신규인력 500여 명을 차질 없이 지원할 계획이다. 기본·현장 교육, 일자리 매칭, 산업부 생산기술 인력양성 사업, 기업 임금 지원, 근속장려금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북연구원은 이 정도 규모 블록이 군산조선소에서 생산되면 생산유발효과 1989억 원과 인구유입 3600명의 지역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또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단기간 9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군산조선소는 정상 가동을 위해 전북도가 함께 하며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 군산조선소 부활을 넘어 세계 제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