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마무리 공부, 손목 건강에는 악영향 줘
침으로 경혈 자극해 기혈순환 촉진할 수 있어
단무지신근 스트레칭으로 정중신경 압박해소
[파이낸셜뉴스]
# 코앞으로 다가온 수능. 고3 수험생 A(19)양은 최종 점검을 위해 ‘백지 복습법’을 택했다. 그동안 정리한 요약 노트를 기억력에 의지해 연습장에 옮겨 적는 것이다. 주요 개념들을 꼼꼼하게 체크하며 A4용지를 빼곡하게 채워나갔다. 하지만 무리한 필기가 손목에 부담이 된 것일까. 국어 영역 복습을 마친 후 수학 오답노트를 작성하려던 순간 손목에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가끔 찌릿한 통증이 있긴 했지만 움직임이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통증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시기인 만큼 비수술 치료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부모님의 조언에 서둘러 가까운 한방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손목터널증후군. A양은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손목 통증 해소에 효과적인 한방 보존치료를 결정하고 손목 건강 관리에 나서기로 한다.
202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전국 수험생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마무리 공부에 나서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A양처럼 뻐근한 손목을 힘겹게 움직이며 필기를 이어가고 있는 수험생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손목에 통증이 나타날 때까지 장시간 필기를 하면 손목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필기도구를 움켜쥐고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손목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해 ‘손목터널증후군’과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 내부에 뼈와 인대로 둘러싸인 손목터널(수근관)이 반복된 자극으로 인해 좁아지는 질환을 말한다. 손목터널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리며 찌릿한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심하면 손을 꽉 쥐려고 할 때 손이 타는 듯한 작열감이 들며 손의 감각이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이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뿐만 아니라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인해 완치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증상 초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일분일초가 소중한 수험생의 경우 비수술적 접근을 통해 손목 통증을 해소하는 한방 보존치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오랜 임상 경험과 함께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으며 통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재발 위험도 낮다.
손목터널증후군 치료를 위해 활용되는 주요 한방 보존 치료법으로는 침치료가 있다. 한방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을 기와 혈이 막혀 통증을 일으키는 ‘비증(痺證)’의 일종으로 보고 침으로 경혈을 자극해 기혈순환을 촉진한다. 합곡혈, 팔사혈 등 손목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으면 뻣뻣하게 경직된 인대와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해 통증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여기에 세부 증상 및 환자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단무지신근 스트레칭법. 자생한방병원제공.
공부 중 틈틈이 손목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손목터널증후군 증상 완화 및 예방에 효과적이다. 의자에 앉아서도 간단하게 따라 할 수 있는 동작 중 하나로는 ‘단무지신근 스트레칭’이 있다. 먼저 팔을 앞으로 쭉 뻗은 후 새끼손가락부터 차례로 주먹을 쥔다. 이어 새끼손가락 쪽으로 손목을 내려 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동작을 총 3회 반복한 후 반대쪽도 동일하게 실시하면 엄지손가락 주변 근육을 이완해 정중신경의 압박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수능을 앞두고 시간에 쫓겨 건강에 소홀해지기 쉬운 시기다. 하지만 수능 당일에 자신의 실력을 완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학습뿐만 아니라 컨디션 조절 또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건강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
광화문자생한방병원 박원상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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