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
지난달 18일자 미국 뉴욕타임즈에 "Thank you, Xi Jinping(고마워요, 시진핑)"이라는 제하의 칼럼이 실렸다. 주 내용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축복의 순간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는 것으로, 주로 3연임에 대해 조롱과 야유가 섞인 문장으로 해석됐다. 반도체, 원자재 등 글로벌 체인망 주도권을 놓고 중국과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시 주석의 3연임이야말로 조 바이든 미국 정부에게는 글로벌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을 강조한 내용이다.
그런데 이 칼럼을 반박하는 칼럼이 지난 10일 중국 최대의 영자신문 China Daily(차이나 데일리)에 게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칼럼은 한국내 중국전문가 중 한 사람인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이 게재했다.
우 회장은 '미국, 중국에게 계속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바로 이 칼럼이야 말로, 다시 말해 중국과 국제 사회 등에 대한 미국의 이와 같은 각주구검(刻舟求劍)식 구태의연한 자세야 말로, 미국 국력의 지속적 쇠퇴의 최대 공신 중 하나라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먼저, 환자의 병을 적확하게 진단하지 못하면 그 병에 대한 정확한 처방과 치료 등이 쉽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라며 미국 뉴욕타임즈 칼럼의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 회장은 "시 주석 집권 전의 상황과 집권 후의 10년을 비교했는데 먼저 시 주석 집권 전의 중국에 대해선 '당시 중국은,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멀지 않은 시기에 미국을 추월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국가가 될 것이라는 밝은 전망을 받아 왔다'거나 '미국의 상류층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중국어 교육을 시키는 것을 자랑스러워한 것도, 중국이 세계 경제와 문화를 주도했던 고대의 영광을 되살릴 것이라며 부러움을 받던 시기도 그 때였다'고 회상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에 비해 시 주석 집권 후부터 지금에 이르는 시기에 대해서는 '시 주석의 경제 개혁은 사실상 비효율적인 국영기업 체제로의 퇴행이었다'거나 '시 주석의 강압적 외교정책은 일본의 재무장을 초래했고,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으로 하여금 '미국은 대만과 함께 싸우겠다'는 공언을 이끌어냈을 뿐이다'라고 폄하했다"고 주장했다.
우 회장은 "(이는) 우물안 개구리가 자신을 넓은 세상의 만인지상(万人之上)”으로 여기며 자족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외부 세계의 변화상에는 눈과 귀를 닫은 채 자신들만의 일방적 관점과 편협한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의 한층 더한 성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동체 전체의 발전에도 장애가 되어가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먼저 시 주석 집권 전 중국은 전 세계에서 촉망 받고 부러움 받는 국가였지만 시 주석 집권 후에는 더 이상 그렇지 못하게 되었다고 비꼬고 있다. 나는 그러한 그에게 다음과 같이 사실에 기반한 간단한 질문 두 가지를 제시하고 싶다"며 "그러면, 지난 10년간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였는가? 후퇴하였는가? 또한 그러면 지난 10년간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그 위상을 지속적으로 증대시켜 왔는가? 위축시켜 왔는가?”라고 했다.
우 회장은 "지속적으로 성장, 현재는 중국의 경제력이 201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을 틀림없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면 이러한 문장을 쓸 수가 있었을까?"라며 "1인당 소득 또한 러시아 등을 추월 이미 세계은행이 정의하는 고소득 상태에 도달했으며 이러한 견고한 성장 덕에 1억명의 절대 빈곤층 문제도 마침내 원만하게 해결하는 가운데 소강 사회로 진입하게 되었다는 사실 또한 있는 그대로 잘 인지하고 있었다면 이처럼 황당무계한 주장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되물었다.
이 같은 주장의 한 근거로 영국 경제경영연구소나 일본 노무라 증권과 같은 세계적인 경제연구기관 등이 '중국 경제, 2030년 미국 추월' 혹은 '중국 경제, 2028년 미국 추월' 등과 같은 전망들을 속속 제기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
우 회장은 또 "국제사회는 미중 대립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그런데 미중 대립, 과연 어떠한 이유로 인해 누가 먼저 시작하였는가, 그리고 또 현재도 누가 주로 공격하며 글로벌 사회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가, 미중 대립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큰 발단은 이미 2010년 미국의 키신저 전 장관이 진단한 바와 같이 국운이 쇠퇴하는 미국 대 국운이 상승하는 중국에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뉴욕타임즈 칼럼이 "시 주석 치하의 중국에서 하루라도 살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과 더불어 “미국이 아무리 퇴색했다 더라도 시 주석 체제의 암울한 중국을 대안으로 삼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게 바로 미국이 시 주석에게 감사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에 우 회장은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을 찾는 외국인 및 외국 기업들이 오히려 더 증가했다는 중국의 입국 관련 통계 자료 하나만 보더라도 우문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 사회는 변화무쌍하다"며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중국 쇠퇴론', '중국 붕괴론' 등과 같은 온갖 부정적 루머와 거친 풍파속에서도 꿋꿋하게 중국을 발전시켜 온 시진핑식 발전 모델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검증해 준 것에 대해 적극 평가하며 벤치마킹해 나가는 것이 자국의 지속적 생존과 번영 등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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