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비해 근육량 적은 여성, 척추질환 쉽게 노출
뼈 어긋날수록 통증 심해져, 심하면 수술 불가피
예방은 스트레칭, 바른자세 취하는 것이 중요해
[파이낸셜뉴스]
2년 전 허리와 고관절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최 씨(55세, 여)는 척추전방전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주변에서 허리 수술은 하지 않는게 좋다는 말에 운동도 해보고 약물치료랑 비수술치료로 버텨왔지만 통증은 걷기가 힘들정도로 심해졌고 발가락까지 감각이 없어졌다. 결국 수술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아야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위쪽 척추뼈가 아래쪽 척추뼈보다 앞으로 나오면서 변형된 척추질환으로, 주로 반복적인 외상과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인해 나타난다.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는 남녀 모두 척추와 관절 주변 인대가 신축성을 잃는다. 그래서 척추를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고 척추 불안정성이 증가돼 척추전방전위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체 환자 중 50대 이상 환자는 약 93.8%에 이르고, 그중 72.3% 여성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여성 환자가 척추 질환에 취약한 이유는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폐경기 이후 여성 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척추 주변 근육 및 인대가 약화되어 척추질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오래 앉았다 일어설 때, 허리를 펼 때 허리에 통증이 발생하고 다리가 저리고 아프며 엉치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심하면 잘 때 돌아눕다가 깨기도 하고, 신경을 자극해 다리까지 방사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척추관협착증과 비슷해 환자 입장에선 오인을 하기도 하는데, 퇴행성 척추전방전위증 초기에는 협착이 없어 신경증이 동반되지 않을 수 있지만 중기 이후에는 척추관 협착증과 퇴행성 디스크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 뼈가 어긋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위쪽 척추뼈가 밀려나올 경우 비만이 아닌 사람이라도 배가 나와 보일 수 있고, 아래쪽 척추뼈가 밀려 나올 경우 엉덩이가 뒤로 빠져 오리걸음을 걷게 되는 특징이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의 진단은 X-ray 검사만으로 척추뼈의 어긋난 정도를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증상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진행 정도가 심해 신경이 눌린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질환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는 경우 경막외 신경감압술 등의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경막외 신경감압술은 꼬리뼈에 2mm 두께의 작은 관을 넣어 척추 신경을 둘러싼 경막 바깥 공간을 타고 올라가 염증부위를 직접 관찰하면서 치료하는 방법이다. 시술 시간이 짧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만으로 효과를 볼 수 없거나 증상이 악화된 경우 척추유합술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바른 자세로 걷기, 수영 등의 운동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도 효과가 있다.
정상원 원장(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 신경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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