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진 면역치료 젤 개발해 동물수술
10대·애완견에 같은 방식으로 '육종' 발병
7차례 동물 수술 성공적… 향후엔 임상시험
호주 퍼스 가축전문병원 의료진이 3살 된 불 테리어 애완견의 육종을 치료하기 위해 면역 요법 젤을 사용해 수술할 예정이다. 텔레톤 아동 연구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10대 성장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중 하나인 육종을 새로운 면역요법으로 호주 연구진이 동물시험을 진행중이다. 현재는 애완견을 대상으로 7차례 수술해 대부분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어린이들의 육종을 치료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호주 텔레톤 아동 연구소는 서호주대학(UWA) 연구진이 개발한 면역요법 젤로 동물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거뒀다고 14(한국시간) 밝혔다.
■면역요법 젤은 채내 자연 분해돼 안전
텔레톤 아동 연구소의 주스트 레스터휴이스 암센터 소장은 "이 면역요법 젤은 사랑하는 가족과 같은 개에게 암에 대한 최첨단 치료법"이라며, "이 치료법이 암에 걸린 어린이를 돕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치료법은 우선 수술을 통해 육종 종양을 제거한 뒤 면역요법 젤을 종양 제거 부위에 바른뒤 수술부위를 닫는다.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면역요법 약물이 작동하고, 몸 전체의 면역 세포를 끌어내 종양 부위에서 활성화함으로써 남아 있는 암세포를 제거한다.
UWA 킬루구디 스와미나타 아이어 교수는 "이 젤은 몸 속에서 안전하고 자연스럽게 분해되는 천연재료로 이뤄진 고분자 화합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아이어 교수는 이어서 "천천히 체내에서 방출되고 고분자 화합물 자체가 분해된다"고 설명했다.
■육종암 걸린 어린이들 후유증도 심각
육종은 근육이나 뼈 조직의 덩어리에 발생하는 종양이다. 레스터휴이스 소장은 "외과 의사는 가능한 한 많은 조직을 제거하려 하지만 일부 암세포가 남아 암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30년 동안 육종 치료의 발전은 거의 없었으며, 어린이들은 여전히 고용량의 독성 방사선 요법과 화학 요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다양한 면역 요법을 개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육종 치료에서 많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텔레톤 아동 연구소는 암에 걸린 어린이를 위한 새롭고 보다 부드러운 치료법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레스터휴이스 소장은 "육종은 잔인한 질병이며, 아이들이 기존의 치료법으로 학습장애, 불임, 언어 및 시력문제 등의 부작용으로 평생 고통받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기존 치료법으로 인해 새로운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면역요법 젤로 애완견 수술 성공
UWA 연구진이 개발한 면역요법 젤은 실험실 모델에서 긍정적 결과를 거뒀으며, 현재 호주 퍼스 가축전문병원에서 육종 진단을 받은 애완견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육종은 실제로 사람보다 개에서 더 흔하다. 호주 퍼스 가축전문병원에서는 매주 여러 마리의 개에게서 육종을 진단하고 있다.
레스터휴이스 소장은 "육종은 애완견에서 가장 흔한 암 중 하나이며, 육종을 앓는 어린이에게서 발생하는 것과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호주 퍼스 가축전문병원은 UWA 연구진이 개발한 면역요법 젤을 이용해 애완견 수술을 7차례 진행했다.
퍼스 가축전문병원 수의사인 와이어트 박사는 "지금까지 이 동물시험에 참여한 강아지들의 치유에는 문제가 없고, 젤에서 정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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