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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열면 '옆집뷰'인데"…둔촌주공 일반분양, 흥행할까

기사내용 요약
강동구 16일 전후 분양가 통보…전용 84㎡ 12억~13억 예상
재건축 조합 내년 일반분양 물량 앞당겨…"자금경색 방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변 시세보다 저렴…완판 무난할 듯
84㎡A 218가구 불과…평면도·배치 공개 후 논란 확산 중

"창문 열면 '옆집뷰'인데"…둔촌주공 일반분양, 흥행할까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재개되고 있다. 2022.10.1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내달 서울 둔촌주공아파트가 4700여 가구에 달하는 일반분양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건설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분양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둔촌주공아파트의 분양 성적이 향후 분양시장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둔촌주공 일반분양 흥행 여부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다. 배치도와 평면도가 공개된 이후 미흡한 설계 논란과 분양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흥행 여부를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둔촌주공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5억원 이상 저렴하고, 무엇보다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 공급된다는 점에서 청약 경쟁률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조합은 이달 안에 일반분양가를 확정하고, 내달 중 일반분양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관리처분인가를 위한 조합 총회도 내달 17일로 예정했다. 조합이 제출한 일반 분양가는 3.3㎡당 4200만원으로 알려졌다.

강동구청은 지난 9일 분양가심의위원회를 열어 둔촌주공 아파트 일반분양가를 확정했다. 분양가 심의 결과는 일주일 후인 오는 16일 전후로 조합에 통보될 예정이다. 통상 지방자치단체 심의 과정에서 10% 안팎이 깎이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분양가는 3.3㎡당 3700만~3900만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3900만원으로 결정되면 전용면적 59㎡는 10억원 이내, 전용 면적 84㎡는 12억~13억원 선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포 내년 초 예정했던 분양 일정을 한 달가량 앞당긴 것은 자금경색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건설업계 안팎의 공통된 설명이다. 앞서 시공사업단과의 공사비 갈등으로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던 둔촌주공 조합 입장에서 일반분양을 서둘러 진행해 조합 수익과 자금 계획을 확정하고, 좀 더 유리한 상황에서 자금 차입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정부가 지난 10일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내달 1일부터 50%로 일원화하는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은 것도 한몫했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투기·투기과열지구 내에 있는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도 허용한다.

규제지역 내 서민·실수요자의 LTV 우대 대출 한도는 내달부터 현행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된다. 서민·실수요자는 LTV를 최대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서민·실수요자의 요건은 부부 합산 연소득 9000만원 이하, 투기·투기과열지구 내 주택가격 9억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 등을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정부는 또 지난달 중도금 대출 한도를 분양가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기준은 내년부터 적용되나, 올해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도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도 전용면적 59㎡까지는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를 짓는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사업이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둔촌주공 재건축의 평면도와 배치도가 공개되면서 '옆집뷰', '복도식 아파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분양 물량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분양 주택형이 주방 창문을 통해 이웃집 내부가 들여다보일 정도로 동간 거리가 좁아 사생활 침해와 환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 평형인 84㎡ 타입은 A부터 H까지 총 8개로 구성됐다. 이 중 남향으로 구성돼 선호도가 높은 84㎡A타입 1780가구 중 조합원이 1562가구를 이미 선점해 남은 물량은 218가구에 불과하다. 84㎡B타입과 84㎡C타입도 각각 19가구와 76가구만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또 원룸과 투룸 구조인 전용면적 29·39·49㎡ 소형 면적이 약 2000가구에 이른다. 최종 분양가가 3.3㎡당 3900만원으로 확정되면 소형 면적 분양가는 29㎡ 5억5000만원, 전용 39㎡ 7억원, 전용 49㎡ 8억5800만원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선호도가 낮은 원룸과 투룸에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높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고,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둔촌주공 분양이 흥행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경쟁률을 얼마나 기록할 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에 대출 규제 완화,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에서 대규모로 공급하는 물량으로 완판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며 "잇단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경쟁률을 얼마나 기록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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