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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사업 키우는 삼성화재… 벤처기업에 100억 투자

상반기 온택트헬스에 대규모 투자
AI기반 건강위험분석 솔루션 도입
애니핏플러스 질병 예측 정확도↑

삼성화재가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100억원을 투자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한 회사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재무적 성과를 위한 투자보다는 삼성화재의 헬스케어 기술 제휴 등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알려졌다.

15일 보험업계과 벤처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헬스케어 벤처기업 온택트헬스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화재가 올해 3월 조성한 580억원 규모의 기업형벤처캐피탈(CVC) 펀드에서 1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보험사가 벤처기업 한 곳에 100억원을 투자한 사례는 흔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여러 개의 보험사 등이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경우는 있어도 단일 보험사가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흔한 일이 아니라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통 시리즈 단계마다 다르지만 시리즈A에는 30~40억원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도 "시리즈A 단계에 100억원 투자는 상당한 규모"라고 했다.

삼성화재가 투자한 온택트헬스는 세브란스 병원 의사들이 만든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의료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데 독보적인 역량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올해 6월 삼성화재가 선보인 건강관리 서비스앱 '애니핏플러스'에 온택스 헬스의 AI기반 건강위험분석 솔루션을 도입했다.

온택트헬스는 고객 검진 데이터의 AI 분석을 통해 건강 나이 및 향후 10년간 16개 질병 발병률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질병을 예측하는 것은 의학계의 오래된 숙제였다. 기존에도 질병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됐던 방식이 있으나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심장 질환 같은 경우에는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이 주된 원인으로 밝혀져 있어 기존에는 이 몇 가지 원인과 통계적 자료를 기반으로 '발생률이 높다, 낮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예측했다. 그러나 애니핏 플러스에 탑재된 프로그램은 이것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여러 번 모아 질병 발생률을 단계적으로 계산한다.

삼성화재는 앞으로 온택트헬스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할 예정이다. 삼성화재가 온택트헬스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보험사들의 지속가능 성장과 관련이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저출산 고령화로 보험 시장이 침체되자 수년 전부터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미 KB손보, 신한라이프 등은 자회사로 헬스케어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분야의 유망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삼성화재 역시 이같은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