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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에너지, 과도한 보호주의 자제"… 국제공조 복원 강조 [尹대통령, G20 정상회의 참석]

식량·에너지 안보 세션 발언
인프라·투자 파트너십 행사 참석
우방국과 연대·협력 기반 강화

"식량·에너지, 과도한 보호주의 자제"… 국제공조 복원 강조 [尹대통령, G20 정상회의 참석]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인도네시아 발리 캠핀스키호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 번째 세션(식량·에너지 안보)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발리(인도네시아)=서영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국제공조 정신 복원을 위한 현장외교에 공을 들였다. 통상 G20 정상회의는 연중 개최되는 분야별 장관회의의 합의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성과를 도출한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부 회원국 사이에 이견이 발생,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올해 G20 정상회의는 공조정신의 복원 여부를 판가름하는 무대가 됐다.

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캠핀스키 호텔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식량·에너지 안보세션에서 2008년 첫번째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제안한 '무역과 투자 장벽의 동결'에 모든 회원국이 동참했던 것을 언급하며 "식량·에너지 분야에서 과도한 보호주의를 자제할 것"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글로벌 식량·에너지 가격안정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수출·생산 조치가 없도록 회원국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은 국제공조 정신 복원을 위한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는 평가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G20 정상회의 출범 당시의 국제공조 정신 복원을 위한 가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며 "우리나라가 주도해 제1차 G20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 제한 합의를 이끌어냈던 경험을 되살려 윤 대통령이 정상 간 현장외교를 수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인류 공동의 번영과 국제사회 발전을 위한 책임 있는 기여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식량·에너지 안보 및 보건세션에서 글로벌 리더들에게 식량, 에너지, 보건 분야 등에서 저소득·개도국을 지원하고 국제연대·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식량·에너지 안보세션에서 "확고한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식량·에너지 위기를 해결해 나가자"며 "식량·에너지 위기는 취약국가에 더 큰 고통을 야기하므로 과거 식량원조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낸 대한민국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쌀 원조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부대행사인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 정상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우방국과의 연대와 협력 기반을 강화했다. PGII는 가치 기반, 고효과의 투명한 인프라 파트너십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를 통해 △기후대응·에너지 전환 △디지털 연결성 △양성평등·형평 △보건안보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중·저소득 국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2000억달러, G7 차원에서는 총 6000억달러 동원을 목표로 세웠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PGII의 취지에 공감하고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행사에 참석했다.


다만 미국이 민주주의, 투명성, 노동, 환경 등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PGII가 중국 일대일로와 차별화되는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상임을 부각하는 데 있어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7개국(G7)과 중국의 글로벌 인프라 주도권 대결구도가 심화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행보는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 수석은 "PGII가 미국이 제안하고 G7이 합의한 구상인 만큼 한국의 경제·국가 안보에서 핵심적인 우방들과의 다자간 협력의 폭과 깊이를 한층 더 심화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syj@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