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축물 공사와 발사대 주변 노란색 물체 등장... 옥수수 말리기 추정도
로켓 엔진시험장을 촬영한 14일 자 위성사진. 새롭게 만들어진 길 끝 부분(화면 왼쪽)에 직사각형 모양의 건축물이 들어선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Planet Labs
[파이낸셜뉴스]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로켓 엔진시험장에서 큰 변화가 관측됐다.
1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플래닛 랩스’(민간 위성 전문 회사)의 14일 자 위성사진을 분석하면서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엔진시험장 인근에 도로가 신설되고 도로 끝에선 새로운 건축물 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은 기존 엔진시험장의 시험대 벽면을 해체하는 등 개선 작업에 착수한 바 있어 북한이 기존 시설보다 더 큰 시험대를 세우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멀지 않은 지점에 새로운 건축 공사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와 그 용도가 주목된다.
이 건축물은 기존 엔진시험장에서 북동쪽으로 뻗은 도로와 연결되며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깔렸다. 도로를 따라 이동할 경우 엔진시험장과 새 건축물의 거리는 약 300m 거리로 추정된다.
엔진시험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선 기존 엔진 시험대에서 동남쪽 약 200m 지점엔 새로운 건축물 공사 장면을 볼 수 있다.
건축물은 약 30m 길이의 직사각형으로, 콘크리트 틀 위에 정사각형 구멍 10개가 뚫린 형태로 보인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건축물이 관측 시설 혹은 새로운 엔진 시험대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 11월 30일 당시 북한 동창리 서해발사장과 인근 건물에서 차량과 장비 등의 움직임이 민간위성에 의해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보도했다. 사진은 동창리 서해 발사장의 발사대 뒤쪽 그림자 안에 5~6개의 새로운 물체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으로, 차량과 장비인 것으로 VOA는 추정했다. 사진=VOA(미국의소리 방송)
동창리 위성발사장의 엔진시험장 일대를 촬영한 10월 28일(왼쪽)과 11월 14일(오른쪽) 위성사진. 새롭게 길(화살표)이 만들어지고 그 끝 지점에 건축물 공사(원 안)가 이뤄지고 있다. 자료=Planet Labs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새롭게 들어선 도로 관련 활동의 목적이 무엇인지 아직 불분명하지만, 도로는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서기엔 공간이 넓지 않은 남동쪽 지대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건축물이 “관측 시설일 수 있고, 개선된 새로운 엔진 시험대일 수 있다”면서도 “북한의 활동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건축물의 정확한 용도를 파악)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존 엔진시험장에서도 분주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엔진시험장 중심부는 콘크리트 바닥 위로 흙이 뒤덮인 듯 어두운 색상을 하고 있으며, 그 위로 공사 장비와 자재로 보이는 물체가 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엔진 시험대 바로 뒤에 붙어 있던 이동식 건물은 시험대 반대편, 즉 엔진시험장 중심부 쪽으로 약 30m 이동해 있다.
이 이동식 건물 아래에는 선로가 설치돼 엔진시험장 중심부와 엔진 시험대를 오갈 수 있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기존 엔진시험장의 5일(왼쪽)과 14일(오른쪽) 비교 장면. 콘크리트 바닥(원 안)이던 곳이 흙으로 뒤덮여 있고, 이동식 건물(화살표) 약 30m 이동해 있다. 자료=Planet Labs
이런 가운데 엔진시험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발사장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됐다.
14일 촬영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선 가로 50m, 세로 17m 면적의 노란색 물체가 발사장 북쪽지대를 뒤덮고 있는 장면이 확인된다.
노란색 물체는 로켓 발사대와 이동식 로켓 조립건물 사이에 있는데, 면적이 넓어 발사장의 약 8분의 1을 뒤덮고 있다.
이 물체는 14일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지붕과 외벽이 해체된 발사장 이동식 건물 옆에는 넓은 면적의 노란색 물체가 포착됐으며 이는 옥수수를 말리는 작업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발사장 한켠에 노란색 물체가 보인다. 자료=Planet Labs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북한에선 10월과 11월 평평한 길 위에 옥수수를 말리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면서,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발견된 노란색 물체도 옥수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사장 인근 헬리콥터 패드에도 동일한 노란색 물체가 포착되며, 이 역시 옥수수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동창리 위성발사장과 같은 민감한 군사 시설에서 곡식 건조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과거 영변핵시설의 5MW 원자로 바로 옆 공터에서 옥수수를 말리는 모습도 위성사진에서 확인됐다”며 “평평하고, 해가 잘 드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인지 상관없이 옥수수를 말리는 곳으로 이용돼 왔다”고 말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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