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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포르노' 장경태, 모욕적 표현으로 윤리위 제소 당할듯

'빈곤 포르노' 장경태, 모욕적 표현으로 윤리위 제소 당할듯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한 14세 아동의 집을 찾아 건강상태를 살피고 위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빈곤 포르노 화보'라고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의 발언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빈곤 포르노 화보' 발언을 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고하기로 했다. 반면 장 최고위원은 "빈곤 포르노란 단어는 이미 언론과 사전에 다 있는 용어"라며 "캄보디아를 병든 국가 이미지로 만든 외교 결례"라고 역공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경태 의원은 지난 14일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 캄보디아 정부가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 배우자들을 위해 마련한 앙코르와트 방문 대신 심장 질환 아동의 집을 찾아간 것에 대해 "김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장 의원은 지난 15일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마치 (국가가) 병들고 아픈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떤 국가가 좋아하겠느냐"며 "외교적 결례에 대해 정중한 사과를 하고 오는 게 낫다"고 했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도 "(김 여사가) 비밀 행보를 하고 나서는 그 결과를 사진으로 내놓았다"며 "영부인이 무슨 정보기관원은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김 여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은 데 대해 "팔짱은 외교 결례"라며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영부인에 대해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너무나 인격 모욕적이고 반여성적"이라며 "장 의원은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민주당은 장 의원을 당헌당규에 따라 조속히 징계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라디오에서 "김혜자 선생도, 오드리 헵번도 그런 활동을 많이 했다"며 "(이들이 한 것도) 전부 빈곤 포르노인가"라고 했고, 이용호 의원은 "민주당이 정치를 너무 무례하고 더티하게(더럽게)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장 의원의 최고위원직 박탈과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장 의원을 제소하기로 했다.

유상범 의원은 "김 여사가 찍힌 사진이 오드리 헵번 (봉사활동) 사진과 유사하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 타지마할에서 찍은 사진은 영국 다이애나비를 따라 한 게 아니냐"며 "이런 식으로 비난하려면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이번에 미·중 정상이 만나고 우리가 인도·태평양 전략과 경제·안보를 이야기하는데 정치권은 영부인한테 '빈곤 포르노'라고 논평한다. 일의 경중에 대한 판단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 "민주당이 김 여사가 낮은 곳에서 낮은 자세로 임하는 모습에 저급한 비난을 퍼붓고 시샘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며 "민주당은 김 여사에 대한 '스토킹'을 중단하고, '이유 없는 어깃장'을 그만 놓아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그는 "장 최고위원의 '성인지 감수성'이 어떤지 진단해보길 권한다"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변인은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순방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은 일을 비난한 점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손녀도 노 전 대통령 10주기 행사 때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팔짱을 끼고 걸었다. 김정숙 여사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팔짱을 낀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김 여사의 외국 정상에 대한 단순한 친밀감의 표시가 유독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것까지 내로남불인가"라며 "누구든 '비판할 자유'는 있지만, 그 자유에는 '내재적 한계'가 있다"고 조목조목 따졌다.

'빈곤 포르노' 장경태, 모욕적 표현으로 윤리위 제소 당할듯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시스


이와 관련, 당사자인 장경태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빈곤 포르노는 빈곤 마케팅에 대한 문제 지적 표현으로 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에도 있는 내용이다"며 "이상하게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용어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김 여사가) 외교의 가장 기본 원칙인 주최국 명예를 실추시키면 안 된다는 원칙을 훼손했다"며 "캄보디아 입장에서 개최국으로써 본인의 나라가 가난하거나 병든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겠나. 그렇지 않기 때문에 앙코르와트 등 관광지에 초대한 건데 그 일정에 응하지 않고 아픈 환자의 집을 방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캄보디아에 정상회담을 하러 간 것이지, 자선 봉사 활동을 하러 간 게 아니다"라며 "캄보디아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가난하고 병든 국가란 이미지를 남기게 된 것이다"고도 쏘아붙였다.

그는 또 김 여사가 비공개로 일정을 진행하고 사후 보도자료로 행보를 공개해온 것을 놓고 "'셀프 미담'이 어디에 있느냐"며 "미담은 목격자가 '여사님이 오셨는데 이렇게 열심히 하시더라' 이런 식으로 올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께 출연한 허 의원은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