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압사 사고 현장이 아직 정리 되지 못하고 있다. 이태원 압사사고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현재 사망 149명, 중상 19명, 경상 57명이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10대 사이에서 최근 '이태원 놀이' '이태원 참사 놀이' 등이 장난처럼 퍼지고 있어 논란이다.
이태원 놀이란 과거 '햄버거 게임(놀이)'으로 불리던 것으로, 서로 급식을 빨리 먹기 위해 달려가 줄을 서서 "밀어 밀어"라고 외치며 밀거나 바닥부터 차례로 적게는 한 두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이 층층이 몸을 쌓는 행동을 말한다.
과거에도 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며 문제가 제기돼 왔는데 이태원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SNS를 통해 '이태원 놀이'라는 이름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반응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SNS에 해당 놀이를 했다는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 "장난 아닌가" "그냥 햄버거(놀이) 하는 것 아닌가"라는 댓글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전에도 했다"며 놀이 자체에 대해서는 큰 경각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사회적 참사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잘못된 것은 물론, 놀이 자체의 위험성도 크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서울 내 초·중·고등학교에 '압사 사고 예방·대처를 위한 행동요령' 관련 공문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는 유사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행동 지침으로, 학생들 사이에 퍼지는 또래 문화를 막는 방법은 담겨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참사를 희화화하지 않게 하는 교육과 안전 교육이 시급하다고 설명한다.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는 발표한 '재난 상황에서 디지털 시민을 위한 미디어 이용 가이드라인'을 통해 어린이들이 직접 볼 수 있는 곳에 충격적인 장면을 공유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학교에서는 사회적 참사를 받아들이는 자세와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이나 지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집단적 트라우마가 이미 확인되고 있는데도 학생들이 참사를 어떻게 수용하고 인식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건 큰 문제"라고 이날 매체에 지적했다.
이창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햄버거 놀이와 같은 그릇된 행동은 SNS나 미디어를 통로로 10대 사이에서 퍼져나간다"라며 "학생들이 이 같은 분위기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지도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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