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에 따라 징집된 예비군들이 지난 9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기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로 급격하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연방통계청은 16일(현지시간)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올해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보도했다. 도매업과 소매업이 각각 22.6%, 9.1%씩 줄어 GDP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이후 올해 2·4분기 GDP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줄어드는 등 서방의 광범위한 경제 제재 영향으로 러시아에서 2분기 연속 경기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자체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기침체는 오는 2023년 1월에서 3월까지 최고조에 달해 경제생산이 8%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2023년 3·4분기까지 러시아 경제가 성장으로 돌아서기 어렵다는 예상이 나온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러시아 GDP가 올해 2·4분기와 3·4분기에 각각 4.1%와 4%씩 축소한 데 이어 4·4분기에는 7.1% 축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와 글로벌 경제에 가져올 영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앞서 러시아 재무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러시아 정부 예산 흑자가 1280억루블(약 2조77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3000억루블(약 51조원)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달의 경우 에너지 세금이 징수돼 예산 적자는 피했지만 경제학자들은 올 연말께 러시아 정부 예산이 적자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의 유럽 천연가스 수출 통제가 러시아 정부 재정 악화의 주요인으로 지목됐고, 약 30만명을 전쟁터에 부분 동원하면서 산업 현장에 일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국제안보문제연구소의 야니스 클루게 연구원은 "러시아 경제가 여러 부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경제 위기와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 감소로 러시아가 내년 재정 수지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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