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파이낸셜뉴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택에서 검찰이 수억원 규모의 현금다발을 발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노 의원은 2020년 사업가 박모(62)씨로부터 사업 관련 청탁을 받으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6000만원의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노 의원이 박씨의 아내 조모씨로부터 2020년 2월 발전소 납품 관련 청탁을 받으면서 2000만원을 수수하고, 같은해 3~12월 용인 물류단지 개발, 태양광 사업 등의 청탁과 함께 4차례에 걸쳐 박씨로부터 1000만원씩 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노 의원 압색 영장에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사업가 박모씨는 "노 의원이 MBC 기자 시절부터 서로 알고 지냈던 사이"라면서 "대가성으로 건넨 돈이 아니고, 전달한 돈 중 상당 부분을 곧바로 다음날 되돌려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검찰은 지난 16일 노 의원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현금다발을 발견한 것으로, 검찰은 다량의 현금이 자택에 보관돼 있었던 점을 수상히 여기고 돈의 성격과 출처를 파악하고 있다.
노 의원 측은 검찰에 압수된 자금에 대해 2020년 출판기념회 당시 모인 후원금 등을 최근까지 보관하고 있었다는 취지 등으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 의원이 후원금을 은행에 예치했으면 이자 수익을 받을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이를 현금으로 보관한 이유 등을 수상히 여기고 있다. 현금 액수를 감안했을 때 검찰 수사가 노 의원의 추가 수수 의혹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현금은 압색 영장의 범위 밖에 있어 검찰이 현금을 직접 압수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노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가 박모씨와 저는 일면식이 없는 사이"라며 "박씨의 봉사 단체에서 몇 번 만났을 뿐이며, 얼굴조차 모르는 박씨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사업가 박씨가 지난 6월 민주당 관계자들을 만나 "노 의원은 집사람과 코트를 선물할 정도로 친하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의 성격을 포함해, 다른 압수물과 참고인 조사를 마치는대로 노 의원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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