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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이사회 "머스크는 대체 불가"

[파이낸셜뉴스]
테슬라 이사회 "머스크는 대체 불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배런투자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AP연합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대체불가'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 그에 대한 막대한 스톡옵션 배경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머스크가 2018년 테슬라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은 현재 시가로 약 48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보수가 그를 놓칠 것을 두려워한 이사회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이하 현지시간) 델라웨어 기업법원에서 현재 진행 중인 머스크의 막대한 보수를 둘러싼 민사소송에서 증언에 나선 전 현직 테슬라 이사들이 머스크를 '대체불가능한' 인물로 묘사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제임스 머독 이사는 증언에서 머스크가 최근 누군가를 테슬라 CEO 후임으로 낙점한 바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앞서 머스크는 테슬라 후계구도 계획은 없다며 자신이 계속 CEO를 맡을 생각이라는 점을 밝힌 바 있지만 이번 재판 과정에서 그가 후계자를 찾고 있고, 낙점도 이뤄졌다는 점이 드러났다.

증언에 따르면 테슬라 이사들은 2017년 즈음 머스크가 계속해서 테슬라에 남도록 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머스크가 자신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지하터널 업체 보링컴퍼니, 뇌에 반도체를 삽입하고 이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생체공학 업체 뉴럴링크 등 벌려 놓은 사업이 많아 언제든 테슬라를 떠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28일에는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440억달러에 인수하며 테슬라 이사회의 불안을 고조시켰다.

그는 재판에서 자신이 최근 트위터 경영에 시간 상당분을 할애하고 있다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CEO를 뽑아 트위터 경영을 맡길 생각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이번 재판은 테슬라 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제기한 소송으로 그는 머스크의 막대한 보수를 무효화하기 위해 전현직 이사진들을 고소했다.

토네타는 머스크가 이사들을 조종해 스스로에게 막대한 보수패키지를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사진이 주주들에게 핵심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막대한 보수에도 불구하고 머스크가 테슬라에 집중하도록 하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에서 급여를 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보수는 아니다.

그는 2018년 결정으로 테슬라 주가와 실적이 기준점을 넘어설 때마다 성과급으로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았다.

12차례에 걸쳐 기준을 통과할 때마다 지급되는 스톡옵션이다.

주주들이 머스크에 대한 막대한 보수를 승인한 뒤 테슬라 시가총액은 약 10배 폭증했고, 테슬라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로 등극했다.

또 머스크는 주로 테슬라 주식인 순자산 가치 평가액 덕에 세계 최고 부자가 됐다.

이번 재판에서 원고 측은 테슬라가 머스크에게 막대한 스톡옵션을 부여하던 당시 성과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제시해 머스크가 쉽사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뒤 트위터 경영에 매진하면서 테슬라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