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앞으로 전통 시장에서도 온라인 구매와 새벽·당일배송이 가능해진다. 신선한 품질과 다양한 특화상품이라는 지역 시장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시장 상인들의 판로가 확대될 전망이다.
전통시장에서도 '새벽·당일배송'
서울시는 청량리 종합시장·암사종합시장·노량진수산시장 등 3곳에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조성해 디지털 물류플랫폼 도입을 완료하고, 22일부터 '우리 시장 빠른 배송'을 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며 신속한 배송이 시장 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그에 반해 전통 시장은 상인 고령화, 노후화된 시설 등으로 인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우리 시장 빠른 배송' 서비스를 통해 전통 시장의 어려움을 개선한다는 포부다. 전통 시장에 풀필먼트 센터를 도입해 빠른 배송 지원에 나선 것은 전국 지자체 중 서울시가 처음이다.
'우리 시장 빠른 배송'은 시장에 마련된 MFC와 디지털 물류시스템 등을 통해 시장의 주문, 배송 시스템을 혁신하는 실증사업이다. 지금까지는 전화와 수기 등을 통해 전통 시장 내에서 주문이 관리됐지만, 이제는 모든 과정이 디지털화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 셈이다.
MFC에는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냉장·냉동창고는 물론, 배송을 위한 전산장비와 상품 픽업 및 배송을 위한 전기카트, 전기화물차 등이 도입됐다. 디지털 물류플랫폼은 상점에서 주문 및 배송정보가 입력되면 자동으로 시장의 물류플랫폼으로 연동되는 시스템이다. 상인이 주문·배송지 정보를 입력하면 데이터가 자동으로 MFC와 연계돼 추후 과정을 이어가게 된다.
시는 '우리 시장 빠른 배송'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4월 자치구 및 시장법인을 대상으로 참여기관 모집 공고를 냈다.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상인 동의율 60% 이상 확보 등의 심사기준을 적용했다. 그 결과 청량리 종합시장, 암사종합시장, 노량진 수산시장이 최종 선정됐다.
현재 3개 시장의 평균 상인 동의율은 86%에 달한다. '우리 시장 빠른 배송'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장 상인들의 호응이 매우 높은 것으로 시는 분석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빠른 배송.."소비자도 웃는다"
물류 인프라가 도입되면서 시장 내 주문, 배송흐름도 획기적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보관과 분류, 배송 등 번거로운 작업을 MFC에서 일괄 처리하게 되면서다. 또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묶음배송 등 다양한 배송유형이 도입된다. 소비자는 시장을 방문해 배달을 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온라인으로도 다양한 상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가격도 저렴해진다. 시장 전체 물량을 통합해 효율적으로 배송하기 때문이다.
시는 기존에 전통 시장에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던 것보다 30% 이상 저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는 올해 3개 시장을 대상으로 실증사업을 실시한 뒤 배송 건수와 매출액 증가, 만족도 등을 평가해 참여 시장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우리 시장 빠른 배송' 사업은 대형마트와 쇼핑몰로 인해 젊은 소비자의 관심이 멀어지는 상황에서 전통시장을 다시 활성화할 새로운 운영방식이 될 것"이라며 "온라인 주문과 다양한 배송 등 소비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 시민과 상인 모두가 동행하는 유통·물류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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