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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조명' 첫 작성자, 장경태에 쓴소리 "젊은 사람이 비겁하다"

'김건희 조명' 첫 작성자, 장경태에 쓴소리 "젊은 사람이 비겁하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심장병 환우를 만났을 때 조명을 설치해 의도적으로 사진촬영을 했다며 그 근거로 제시한 '외신 분석'. 하지만 이는 외신이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글이었고, 현재 삭제된 상태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의 심장병 아동 집을 방문했을 당시 조명을 사용했다고 주장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외신 분석을 인용했다"며 한 네티즌의 SNS글을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작 이 글을 쓴 A씨는 "장 최고위원에게 유감을 표한다"며 반발했다.

장 최고위원은 20일 개인SNS에 "김 여사의 사진에 조명을 사용했다고 하니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한다"며 "외신과 사진 전문가들은 김 여사의 사진이 자연스러운 봉사과정에서 찍힌 사진이 아니라 최소 2~3개 조명까지 설치한 콘셉트 사진으로 분석한다"고 했다.

그는 '외신 분석'이라며 A씨가 지난 17일 올린 SNS글을 근거로 제시했다. A씨는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김 여사 사진을 분석한 게시물"이라며 "조명 3개를 이용해 연출된 사진이라고 쓰여 있다"고 했다.

A씨가 해당 사진 밑에 '온라인 커뮤니티'라고 출처를 표기했음에도 장 의원은 '외신'이라며 A씨의 글을 소개한 것이다.

A씨는 21일 추가 글을 통해 "장 의원이 제 게시물을 근거 자료로 첨부한 모양"이라며 "법적 논란이 생길 수도 있는 문제에 제 SNS 게시글을 근거 자료로 사용한 장 의원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A씨는 "혹시 '빈곤 포르노' 의혹 제기도 제 SNS 보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했느냐"며 "'레딧'은 외신이 아니라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다. 게시글에 분명히 밝혔는데 외신 분석이라니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이 조금 비겁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건과 관련 장 의원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대통령실이 실제 소송에 나선다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사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장 의원의 주장은 팩트체크가 가능한 사안"이라며 "그의 주장대로라면 김 여사를 담당하는 조명기사가 있어야 할 텐데, 그런 인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고발 등의 법적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캄보디아 순방 당시 김 여사가 현지 심장병 아동의 집을 방문하며 사진 촬영을 위해 조명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19일에는 SNS에서 "김 여사가 외교 순방에서 조명까지 설치했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금기 사항을 깬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지난 20일 "김 여사 방문 당시 조명을 사용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공당인 민주당 최고위원이 확인조차 하지 않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