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오후 5시 광화문광장 자문단 회의 열고 최종 결정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시에 따르면 종로구는 붉은악마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을 위해 제출한 광화문광장 거리응원 안전계획서를 22일 오후 '조건부 동의'로 통과시켰다. 서울시는 종로구의 심의 결과를 토대로 이날 오후 5시 광화문광장 자문단 회의를 열고 안전관리 계획을 꼼꼼히 살핀 후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종로구, 소방차 차선 확보 등 보완 조건 걸어
전날 종로구청은 붉은악마가 제출한 거리응원 안전관리계획서에 대해 미흡한 점이 있다며 보완을 요구했고, 붉은악마는 보완된 계획서를 22일 오전 다시 제출했다. 수정된 계획서 내용에는 전날 심의위원들이 요구했던 행사 면적 확대와 안전관리 인력 확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대왕 동상 앞에 설치할 예정이었던 주무대는 동상 뒤편 육조광장 쪽으로 옮겨졌고, 안전관리 인원도 기존 150여 명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심의에서는 세종대왕 동상 앞에 주무대가 설치되면 전면 이순신 동상과 사이에 인파가 몰리게 되고, 광장을 절반밖에 사용할 수 없어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날 심의에서 종로구는 행사차량·구급차·소방차 통행을 위한 차선 확보, 행사장소 확대에 따른 전기 공급, 이동식 화장실 등 시민 편의시설 확충을 추가로 보완하는 조건으로 안전관리계획을 가결했다.
■ "이태원 참사 슬픔에 시기 상조" vs "질서 있는 응원 문제 없다"
한편 붉은 악마의 거리응원 추진에 대해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앞서 붉은악마는 거리응원 개최 입장문을 발표하며 "수차례 내부적 고민이 있었지만 진정한 위로와 추모를 하는 것이 더 옳은 길이라고 다시 생각을 바꿨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직장인 정모(31)씨는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같이 축제 분위기를 만들기에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며 "다시 사람이 몰려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져 있는 게 사실"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오히려 경각심을 가지고 안전하고 질서있게 응원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직장인 오모(29)씨는 "무조건적으로 애도를 위해 행사를 줄이는 것보다 제대로 된 대책으로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실천해나가는 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본다"며 "그동안 주먹구구로 행사를 연 경우가 많은데 주최와 안전계획이 구체적이게 된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붉은악마 관계자는 조건부 통과 결과를 두고 "거리응원 재추진 입장문을 발표했을 때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애도와 추모의 방식도 각자의 방식대로 하면 된다고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안전요원들을 두 배가량 늘리는 등의 보완 내용을 담아 계획서를 제출한 만큼 안전을 우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붉은악마는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가 나면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가 예정된 24일과 28일, 12월 2일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을 펼칠 계획이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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