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회 건물 전경 전경 본관.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가스 가격상한제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내년 1월부터 1년 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가격 상한제 발동 기준을 275유로(약 38만원)로 설정하자고 22일(현지시간) 회원국에게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회원국은 오는 24일 에너지이사회 특별 회의에서 시행 여부를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위가 이날 내놓은 구상은 상한선을 항상 적용하는 고정 방식은 아니다.
집행위는 ▲1메가와트시(㎿h)당 가스 가격이 275유로를 넘는 상황이 2주 간 지속되고 ▲동시에 가스 가격이 액화천연가스(LNG)보다 58유로 비싼 상황이 10일 간 지속되는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 경우 275유로의 상한선이 자동 발동되도록 하자고 제의했다.
275유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8월 가스 가격(최고 352유로)보다는 낮고, 현재의 110∼120유로 선보다는 한참 높은 수준이다.
다만 가스 가격상한제가 시행되려면 모든 회원국 동의가 필요하다. EU 집행위는 그동안 가스 가격상한제를 추진했지만 회원국 간 이견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독일이 직전 열린 회의에서 '시장분석 선행' 등을 전제로 한발 뒤로 물러난 뒤 나온 후속 제안으로, 회원국 간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유럽 에너지 위기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러시아 가스프롬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몰도바로 수송되는 가스 공급을 오는 28일부터 추가 감축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전황이 불리해진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두고 서방을 상대로 에너지 전쟁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관이 유럽이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받는 유일한 경로다.
이날 12월 인도분 네덜란드 TTF 가스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전날보다 7.5% 뛴 124.950유로를 기록하는 등 출렁였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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