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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국제회계포럼] “가상자산 회계처리 기준서 마련은 시기상조···공시 확대가 우선”

안성희 가톨릭대학교 교수 주제발표
<가상자산 회계처리 현황 및 문제점 분석>


[제14회 국제회계포럼] “가상자산 회계처리 기준서 마련은 시기상조···공시 확대가 우선”
제14회 국제회계포럼이 파이낸셜뉴스와 한국공인회계사회 공동 주최로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렸다. 안성희 가톨릭대학교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아직 독자적으로 가상자산 회계처리 기준서를 마련하기엔 한계가 있다. 당장은 공시 확대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위험을 알리는 조치가 필요하다.”
안성희 가톨릭대학교 교수(사진)는 파이낸셜뉴스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최한 ‘제14회 국제회계포럼’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23조원을 넘어섰으나 이에 대응되는 회계처리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그 공백을 메워야 할 필요성은 있으나 가상자산 생태계가 급변하는 만큼 기준서를 제정해도 조만간 진부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안 교수가 “국내 마땅한 가상자산 회계처리 기준이 없는 만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 동향 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괄적 기준을 급히 만들기보단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서를 수정·명확화 하는 절차가 우선이라는 의미다.

안 교수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 주요 주체인 보유자, 거래소, 발행자별로 정립되지 않은 논의도 여전하다. 2019년 6월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IFRIC)는 ‘Holdings of cryptocurrencies’를 발표하면서 발행자에 대한 ‘청구권 없는’ 가상자산 보유에 대한 회계처리 방식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보유자 회계에서 가상자산은 크게 재고자산과 무형자산으로 나뉜다.

하지만 ‘청구권이 있는’ 가상자산 보유자 회계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인 데다 다양한 권리를 지닌 자산이 지속 발행되고 있어 지침 마련이 난해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적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안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은 가상자산을 원가모형에 따라 무형사산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경제적 특성 및 권리 등 성격에 따라 여타 자산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거래소도 가산자산 보유 주체다. 여기서 화두는 ‘고객위탁 자산을 거래소 자산, 부채로 인식해야 하는지’ 여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를 자산 및 부채로 인식하는 반면, 국내 거래소는 회사에 의해 통제되지 않고 미래 경제적 효익이 유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인식하지 않는 등 통일된 기준이 없다. 유럽연합 재무자문보고그룹(EFRAG)은 가상자산에 대한 통제권, 위험 보상 부담 주체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안 교수는 “현 단계에서 국내 거래소가 자산·부채로 인정해야 한다고 단언하긴 힘들지만 FTX 사태에서 느끼듯 추가 논의는 필요하다”며 “그보다 가상자산 현황, 위험, 종류, 수량, 공정가치, 위험 관리 프로세스 등을 공시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발행자 회계에서는 △고객에게 수행의무(재화·용역의 이전) 이행이 되지 않는다면 수익인식이 영구히 안 되는지 여부 △수행의무가 플랫폼 활성화일 경우 완료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 등이 주요 논쟁점이다.

안 교수는 “발행자별 백서 내용이 상이하고 수행의무 여부 및 유형 파악이 모호해 지침 마련이 난해한 실정”이라며 “발행 토큰 성격, 사업모델, 계약상대방에 대한 개발사 의무 등 공시 확대를 통한 정보 유용성 강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김경아 차장(팀장) 서혜진 김현정 강구귀 차장 최두선 한영준 김태일 이주미 김동찬 임수빈 기자